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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마스터클래스] 제임스 베닝 감독 “우리의 시간개념 바꾸는 작업”
[전주국제영화제-마스터클래스] 제임스 베닝 감독 “우리의 시간개념 바꾸는 작업”
  • 김태경
  • 승인 2019.05.07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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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없는 다큐멘터리 영화 ‘L. 코헨’
“개기일식, 디지털 조작 없이 그대로 담으려”
‘국가의 탄생’ 팔복예술공장서 작품 전시도
지난 6일 열린 ‘마스터 클래스’에서 제임스 베닝 감독(왼쪽)이 자신의 작품과 작업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전주국제영화제
지난 6일 열린 ‘마스터 클래스’에서 제임스 베닝 감독(왼쪽)이 자신의 작품과 작업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전주국제영화제

올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각 분야에서 탁월한 영화적 성취를 이루고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한 작가와의 진솔한 만남의 시간을 마련했다. 게르게이 팔로스 촬영감독, 제임스 베닝 감독, 장양 감독 등 세 작가는 지난 5~6일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중 제임스 베닝 감독은 1960년대 후반 미국 아방가르드 시네마의 영향과 함께 영화계에 발을 들인 후 40년간 한 길을 걸었다. 2005년 작품 ‘원 웨이 부기우기/ 27년 후’가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후로 2017년 작품 ‘책 읽는 사람들’까지 10여편의 작품을 전주에서 선보였다. 올해는 두 편의 작품을 들고 전주를 찾았다.

장편 ‘L. 코헨’을 통해 지난 6일 오후 메가박스 전주객사 6관에서 영화제 관객들과 마주했다. 이 자리에는 영상미디어학자인 김지훈 중앙대 교수도 함께 했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겠지만 우리는 사실 많은 것을 볼 수 있죠. 이번 작업은 우리의 시간개념 자체를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45분 길이의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단조로운 화면이 가장 큰 특징이다. 등장인물은 없다. 드넓은 평야와 산, 건초, 쟁기, 타이어, 드럼통이 전부다. 미국 오리건 주 지역의 작은 마을 농장의 풍경이 있는 그대로 화면에 흐른다. 카메라는 한 자리에 고정된 채 하루의 시간을 기록한다. 인구 만 명의 이 마을엔 작은 공항이 있다. 그 탓에 이 영화의 기저에는 비행기의 엔진음이 무게중심을 유지한다. 이따금씩 동물의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후반부에는 아예 한 남성의 목소리가 배경에 깔리며 적막을 깬다.

뮤지션 ‘레너드 코헨’의 노래를 삽입한 이유에 대해 제임스 베닝 감독은 “짧기만 한 우리 인생에 대해 생각했다. 영화 작업을 마치자 문득 ‘레나드 코헨’이 떠올랐고, 그래서 그의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작업 동기에 대해서는 “이 영화에서 관객이 보고 들은 것은 감독인 내가 보고 들은 것과 같다. 태양의 개기일식을 디지털 조작 없이 현실 그대로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체와 커뮤니티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한다는 제임스 베닝 감독은 “정치적인 성향을 보이는 작품도 있지만 내가 그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작업물을 만들면서 이에 대한 질문을 제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제 기간 팔복예술공장에서 만날 수 있는 ‘국가의 탄생’은 감독의 이런 고민을 잘 담아낸 작품 중 하나다.

‘익스팬디드 플러스: 유토피안 판톰’으로 선보이는 ‘국가의 탄생’은 D.W.그리피스의 ‘국가의 탄생’(1915)에서 발췌한 세 장면을 저속으로 영사한 3채널 설치 작품이다. 세 개의 스크린에는 미국 남북전쟁 시대 전장에서 쓰러진 두 병사, 목화밭에서 고된 노동을 하는 흑인과 그 앞을 지나가는 백인, 위풍당당한 백인우월주의 KKK단의 행렬이 각각 담긴다.

제임스 베닝 감독은 “‘국가의 탄생’을 본 관객들이 미국의 현재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들이 미국의 한 시대를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을지 함꼐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베닝 감독은 8일 오후 3시에 마련된 ‘토크 플러스’ 시간을 통해 작품 ‘국가의 탄생’을 비롯한 자신의 예술관과 작업방식에 대해 보다 자유롭게 이야기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9일 오후 3시 ‘L.코헨’ 상영과 함께 ‘뉴트로 전주’ 클래스에 참여, 관객들과 한 번 더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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