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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재단으로 애꿎은 학생들 피해 없어야
비리 재단으로 애꿎은 학생들 피해 없어야
  • 전북일보
  • 승인 2019.05.1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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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한 사립학교 법인의 설립자와 사무국장이 수십억원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전북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난 각종 비리가 검찰 수사에서도 대부분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미명 아래 학교를 설립한 뒤 개인 호주머니를 채우는 데 악용한 정황들이 가증스럽다.

전주지검에 구속된 피의자는 완산학원 설립자와 사무국장으로, 이들은 교비 3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완산학원은 완산중과 완산여고를 소속 학교로 두고 있으며, 피해 당사자는 당연히 이 학교 학생들이다. 학교 시설 개선이나 운영비로 사용되어야 할 돈들이 개인 주머니로 빠져나간 채 제대로 투입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2009년부터 최근까지 공사 및 설비 업체 등과 계약하면서 공사비 등을 높여 책정한 뒤, 다시 이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공금을 착복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횡령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 교사 채용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를 재물삼아 거액의 돈을 챙기고, 치밀한 수법이 동원된 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학교에서 30억원이나 되는 거액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갔음에도 지금껏 아무 문제가 없는 듯 학교가 운영됐는지 의아스럽다. 검찰 조사에서 밝혀진 것만 2009년부터로, 이렇게 오래 전부터 비리가 계속됐다면 진즉 학교 내부고발이 있을 법한 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전북교육청이 최근 감사에서 밝혀내기는 했으나 그간 사학의 비리를 제대로 감독했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해당 법인 설립자가 학교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그릇된 인식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가족끼리 학교장, 행정실장 등 실권을 행사하면서 견제 없이 은폐가 가능한 구조를 형성하면서다. 완산학원 역시 설립자의 딸이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는 것을 비롯하여 6촌 이내 친척 3명이 교사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학의 비리가 터질 때마다 늘 족벌체제가 문제되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당장 비리사학으로 지목되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해당 학교 구성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애꿎은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학교 정상화 조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검찰 조사결과가 끝날 때까지 소극적으로 기다릴 일이 아니다. 감독기관인 전북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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