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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춘향제 이대로 괜찮나 (상) 실태] 89년 전통의 축제 ‘명성은 어디 갔나’
[남원 춘향제 이대로 괜찮나 (상) 실태] 89년 전통의 축제 ‘명성은 어디 갔나’
  • 강인
  • 승인 2019.05.19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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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 역사를 자랑하는 남원 춘향제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치러졌다. 축제는 끝났지만 행사를 주관한 춘향제전위원회는 결산과 개선점 점검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해 진행되는 춘향제는 전북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다. 일제강점기인 지난 1931년 신화적 존재인 성춘향에 대한 제사를 지냈던 것이 시초다. 춘향전의 무대인 남원에서 열린다.

하지만 최근 치러진 춘향제를 돌아보면 춘향전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축제로 전락하고 있다. 방문객이 적어 동네잔치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남원 춘향제에 대한 실태와 해법을 두 차례에 걸쳐 진단한다.

 

△세계적인 아이콘 두고도 동네잔치 전락

춘향전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우리나라 대표 문학작품이자 아이콘이다. 도내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들도 전북과 남원은 몰랐지만 춘향전은 모국에서부터 알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춘향전을 주제로 펼쳐지는 남원 춘향제는 이런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다.

남원시에 따르면 춘향제 방문객은 지난 2015년 18만1810명, 2016년 21만2000명, 2017년 22만7465명, 2018년 16만8292명이었다. 올해 방문객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축제기간 광한루원 입장객이 10만8563명이었고, 올해 10만9838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웃한 임실 치즈축제는 지난해 축제기간 4일 동안 27만 명이 방문했다. 김제 지평선축제는 지난해 5일 동안 43만 명이 찾았다. 두 축제 역사는 각각 5년, 20년 밖에 되지 않았다.

 

△주민도 외면한 축제

춘향제는 남원시민들도 외면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먹거리와 볼거리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전위원회는 다양한 행사 준비에 고군분투하지만 전통을 강조하다보니 대중성 확보에 한계를 가진다.

남원시 도통동에 사는 장모(28) 씨는 “춘향제는 어릴 적 부모님과 갔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가지 않았다. 춘향제 구경가자는 친구들도 없다”며 “먹거리만 풍부해도 재미삼아 가겠지만 똑같은 음식에 볼거리도 없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무원 주도 축제 개선해야

춘향제는 남원시 조례로 만들어진 춘향제전위원회가 주관한다. 남원시는 춘향제 진행을 위해 소속 공무원 12명을 제전위로 파견했다. 올해 축제 사업비 17억7000만 원도 모두 정부와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했다.

위원회를 구성해 주관했지만 관 주도 축제인 것이다. 춘향제 뿐 아니라 관 주도 축제에 대한 지적은 오래도록 지속됐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파격적인 시도가 어려운 행정기관 특성 때문이다. 매해 같은 프로그램이 반복되면 시대에 뒤처지고 방문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춘향제는 2011년 이전 춘향문화선양회라는 민간단체가 주관하기도 했지만 내부 분열로 각종 송사에 휘말리며 기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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