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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광주 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웠고”
문재인 대통령 “광주 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웠고”
  • 김준호
  • 승인 2019.05.1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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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주년 5·18 기념식 참석…“광주 학살, 깊이 사과…5·18 부정 망언 부끄럽다”
“독재자 후예 아니라면 5·18 다르게 못봐”
“진상조사위 출범조차 못해…국회·정치권 큰 책임감 갖고 노력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한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하다”며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내년이면 40주년인 만큼 내년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저는 올해 꼭 참석하고 싶었다”며 “광주 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감정이 북받친 듯 기념사를 잠시 읽지 못하고 감정을 추슬렀다.

그러면서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6월 항쟁은 5·18의 전국적 확산이었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광주에 너무나 큰 빚을 졌다”며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 사태’로 불리던 5·18이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공식 규정된 것은 노태우 정부 때이며, 김영삼 정부는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대법원 역시 신군부의 군사 쿠데타부터 5·18에 대한 진압 과정을 반란과 내란죄로 판결해 주범들을 단죄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20년도 더 전에 5·18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루고 법률적 정리까지 마쳤다”며 “더 이상의 논란은 필요하지 않다. 의미 없는 소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학살의 책임자, 암매장과 성폭력 문제, 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 할 진실이 여전히 많다”며 “규명되지 못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비극의 오월을 희망의 오월로 바꾸는 것은 당연히 정치권도 동참해야 할 일”이라며 “5·18 이전, 유신 시대와 5공 시대에 머무는 지체된 정치의식으로는 단 한 발자국도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특별법이 제정됐으나, 아직 진상조사규명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며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달라”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어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에 대한 부정과 모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권영진 대구시장님은 광주 시민들께 사과의 글을 올렸다”며 “두 도시는 역사 왜곡과 분열의 정치를 반대하고 연대와 상생, 협력을 실천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용서와 화해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월은 더는 분노와 슬픔의 오월이 아닌, 희망의 시작이자 통합의 바탕이 돼야 한다”며 “진실 앞에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놓을 때 용서와 포용의 자리는 커질 것이며,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임을 광주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마지막 순서인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때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기념식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은 유족들과 함께 5·18 희생자 묘역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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