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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군산이야기] 킹콩놀이터 : 숲속 놀이터에서 동화 같은 하루
[찾아가는 군산이야기] 킹콩놀이터 : 숲속 놀이터에서 동화 같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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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2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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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게 솟은 나무 사이로 한줄기 햇볕이 숲속을 환하게 밝힌다. 바스락바스락 나뭇잎 소리가 반갑다는 듯 새들은 지저귀고, 어느새 코끝엔 솔향이 솔솔 스며든다. 나무 그네 타고, 나무 줄 오르고, 외나무다리도 건너 드디어 도착한 곳은 숲속 오두막! 나무 사다리를 타고 오르면 오두막은 아이들만의 아지트로 변한다.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신비로운 이 숲속은 환상이 아니다. ‘실제’ 거닐 수 있고, ‘진짜’ 만질 수 있고, ‘정말’ 느낄 수 있다. 가정의 달 오월,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숲속 놀이터를 소개한다.

이름만으로도 푸르른 오월(1일). 오성산 자락(성산면)에 있는 숲속 놀이터로 향했다. 이곳의 주인공은 단연 다섯 살 딸아이! 킁킁킁, 아이는 숲속 향기만으로도 이곳이 맘껏 누빌 곳인지 직감한 듯, 입장부터 발을 동동 굴렀다.

동물 먹이주기 체험. 토끼, 닭, 새, 거북이 등을 만날 수 있다.
동물 먹이주기 체험. 토끼, 닭, 새, 거북이 등을 만날 수 있다.

아이(18개월 이상) 5천 원, 보호자 3천 원(1인)을 계산하니 컵으로 동물 먹이(당근)를 주었다. 딸아이는 “어! 당근은 토끼가 좋아하는데~~~”라며 부리나케 토끼를 찾아 달려갔다. 평소 좋아하던 실내 놀이터는 쌩하니 지나치더니, 넓고 푸른 잔디로 뛰어가 곧바로 토끼농장을 찾았다. 앙증맞은 손으로 토끼에게 당근을 건넨 딸아이는 “토끼야~~ 맘마 많이 먹고, 나처럼 튼튼해져~~~”라며 제법 늠름한 모습도 보였다.

숲속 놀이터 앞 킹콩 조형물. 딸아이가 킹콩 자세를 따라 한다.
숲속 놀이터 앞 킹콩 조형물. 딸아이가 킹콩 자세를 따라 한다.

토끼도 배부르게 했으니 이제 슬슬 숲속으로 향해볼까. 먼저 거대하고 우람한 킹콩 조형물부터 만날 수 있었다. 마치 이 숲속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여기서 노는 아이들 건드리지 마!”라고 말하듯 했다.

소나무 숲 그늘 아래 숲속 놀이터
소나무 숲 그늘 아래 숲속 놀이터

웅장한 소나무 숲 그늘에 만들어진 숲속 놀이터에는 동네 놀이터에서는 볼 수 없는 놀이가 가득했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연결한 외줄타기부터 나무사다리, 썰매, 나무 징검다리, 나무 그네와 해먹, 나무 거미줄 등 눈이 닿는 곳마다 놀이 천국이었다.

나무 사다리 타기
나무 사다리 타기
나무 썰매
나무 썰매
나무 징검다리
나무 징검다리
나무 사이 해먹
나무 사이 해먹
작은 집이 있는 미끄럼
작은 집이 있는 미끄럼
실내 놀이터
실내 놀이터

아기자기한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소꿉 놀이터도 있었다. 나무로 지어진 소꿉 놀이터 안은 테이블, 소파, 세탁기 모형, 주방 도구 등 여러 가지 도구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요즘 한창 역할놀이에 심취한 딸아이는 대뜸 “여보~~~ 식사하세요~~~”라며 배시시 웃는다.

소꿉 놀이터
소꿉 놀이터

아이들로 붐비는 곳으로 눈을 돌려보니 모래 놀이터였다. 요즘 놀이터는 모래가 사라진 지 오래! 냅다 뛰어간 아이는 한참을 모래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추억의 놀이가 생각났다.

손등 위에 모래집을 만들고,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하니 곧잘 따라 한다.

모래 놀이터
모래 놀이터

가만 생각해보니 이곳에 있으니 아이만 즐거운 게 아니었다. 나 역시 유년 시절로 돌아간 듯, 잔잔한 미소가 머금어졌다. 특히 숲속 오두막을 보는 순간, 그 감정은 더 진해졌다. 저기, 오두막 안에서 아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내가 그랬듯, 분명 소중하고 비밀스러운 그들만의 이야기일 것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꿈꿔오던 숲속 오두막! 모두가 동화 속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에게는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운 하루를, 어른들에게는 추억 속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드는 이곳은 과연 누가 만든 것일까? 숲속 놀이터 지킴이라 지칭하는 김종창 씨를 만나봤다.

이곳을 조성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의 첫 마디는 인상 깊었다.

 “아.......이곳이요...........제가 좋아서요! 재밌고, 좋아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숲속 지킴이 김종창 씨
숲속 지킴이 김종창 씨

올해로 5년째 접어든 숲속 놀이터는 아직도 매일 변하고 있다.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놀이터 만드는 낙으로 하루아침을 열었다는 종창 씨는 자신의 손과 머릿속 설계도로 지금의 오두막, 그네, 소꿉 놀이터 등을 만들어 냈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했다는 그는 실제 크기의 킹콩도 제작해 숲속 입구에 세웠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오두막을 직접 만들어준 기억이 있어요. 온종일 오두막에서 행복하게 놀았어요. 사회에 나와 직장생활로 힘들 때마다 아버지의 오두막이 생각났어요. ‘나도 아버지처럼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오두막을 지어보자’ 마음먹고, 5년 전 실천으로 옮겼어요. 온종일 입에서 단내나도록 오두막을 지었던 것 같아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너무 재밌어요. 지금은 아이들이 이렇게나 좋아하니 제가 더 행복하죠."

숲속 자연과 함께하는 동화 같은 하루
숲속 자연과 함께하는 동화 같은 하루

이제는 주말 평균 200명에서 250명 남짓 찾아오는 이곳은 ‘전라북도 군산교육지원청 진로직업체험장(군산제일중학교)’으로도 지정돼, 아이들의 꿈과 미래도 이끌어주고 있다. 앞으로 5년은 작품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종창 씨는 현재 실제 크기의 헐크를 제작하고 있다. 조각 작품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고 흥미를 느낄 만한 것들로 구상 중이었다.

아버지가 남겨주신 작은 동산에서 아버지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숲속 놀이터를 만든 종창 씨.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 숲속 놀이터가 더 아름답게 다가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이가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딸아이에게도 이곳이 행복한 추억으로 새겨졌나 보다.  /글·사진=박영미(군산시 사이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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