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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 2019 시민기자가 뛴다] 해외입양과 미혼모
[참여&소통 2019 시민기자가 뛴다] 해외입양과 미혼모
  • 기고
  • 승인 2019.05.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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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의 날 행사 모습. 사진 제공=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싱글맘의 날 행사 모습. 사진 제공=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지난 5월 11일 제14회 입양의 날 행사가 있었다. 입양을 홍보하고 입양의 의미를 되새기고, 입양에 대한 인식개선의 장으로 마련되었다. 입양의 날을 맞이하면서 필자는 한 입양인의 죽음을 살펴보면서 한국의 해외입양의 문제점과 미혼모 지원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고 한다. 미국에서 추방돼 2012년 한국에서 생활하던 입양인 필립 클레이(한국명 김상필)가 2017년 5월 21일 홀로 자살했던 사건이 있었다.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시민권이 없어 한국으로 추방됐던 외로운 입양인 필립은 1984년 입양 당시 부모가 미국 관공서에서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지 않아 무국적자 신분으로 성장했다. 이후 범법행위로 경찰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무국적자로 2012년 한국으로 강제 추방됐다. 이후 5년간 자신에 관한 기록과 부모를 찾으려 애를 썼으나 실패했고 외롭고 힘든 생활을 하다가 결국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이것은 사회적 죽음이고 타살인 셈이다.

 

△미국으로 보내진 한국인 입양인 상당수가 무국적자

1989년 이전에 미국에 보내진 한국의 입양인 상당수가 무국적자라고 한다. 필립처럼 상당수의 미국 입양인들은 무국적 상태를 모른 채 성인이 돼 대학에 진학하거나 운전면허 취득 과정에서 무국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입양한 부모가 자녀를 위해 시민권을 따로 신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입양을 보낸 한국의 기관들은 미국에 도착한 아이들이 시민권을 취득했는지 확인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많다. 따라서 미국 내 한국 입양인 무국적자는 약 1만8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18세가 지나 성인이 된 이후에는 시민권을 취득하기가 어려워 불법 체류 신분이 되고, 이후 크고 작은 범법 행위로 경찰에 적발되면 한국으로 추방된다. 심지어 미국 시민권 없이 미국 여권을 신청하는 행위 자체도 추방 대상이 된다. 시민권이 있다고 생각해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도 추방을 위한 하나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 이렇게 돌아온 해외 입양인들은 언어 장벽은 물론, 문화적 차이, 금전적 어려움, 사회적인 낙인 등이 맞물려 취업이 어렵고 정신 건강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고립된다. 입양아가 비입양아보다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4배나 높다는 미국 소아과학회의 연구 결과도 있다.

 

△입양아동의 대부분은 미혼부모의 자녀

한국은 입양 수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해외 입양 아동 숫자가 엄청나게 많았다. 그러나 전쟁고아가 많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60년대 70년대보다 80년대가 가장 해외입양이 많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70년대까지는 하루 한 끼 먹기도 어려워 입양을 보냈다고 하지만 이제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우리 아이들을 우리가 기르지 못하고 외국 가정에 입양 보낸다는 것 어떤 말로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있던 1980년 이후 입양이 더 증가했다. 부모가 없는 고아가 아니라 대부분 미혼모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 해외입양아동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입양아동의 44.5% 아동이 해외로 입양되고 대부분이 미혼부모의 아이들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입양기관이 받는 수수료이다. 미국에서 양부모가 한국 아이들을 입양하려면 최대 6400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입양할 수 있다. 이 중 2000만원이 넘는 금액이 한국의 입양기관 몫이다. 중국, 홍콩, 타이완, 베트남, 태국, 필리핀, 콜롬비아, 아이티 등 다른 국가 출신의 입양수수료와 비교해 아이티 출신 다음으로 입양수수료가 비싸게 책정되어있다(홀트 인터내셔널 홈페이지). 최근 5년간 입양기관이 해외입양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500억원이었다. 최근 해외입양아동 숫자가 400명이 안 되는 데도 수익이 500억인데, 1980년대는 매년 5000~8000명 이상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었다면 우리 아이들을 해외로 보내면서 수수료로 받은 액수가 얼마나 엄청났을지 상상만 해도 놀랄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싱글맘의 날 행사 모습. 사진 제공=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싱글맘의 날 행사 모습. 사진 제공=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미혼부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돼야

해외 입양이 돈벌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려면 정부가 책임지고 국내 입양을 지원하고 미혼부모가 직접 자신의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가 출산율 높이려고 별별 정책 다 마련해도 효과가 전혀 없는데 이미 나은 애들이라도 잘 키울 수 있게 미혼모 지원, 한부모 지원, 친가정 지원사업, 국내 입양지원사업에 정부 보조금을 제대로 써야 한다. 더 이상 입양기관의 배 불리는 해외입양사업과 정부 보조금 사업은 없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미혼부모가 아이를 입양 보내지 않고 잘 키울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의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 한국 미혼모가족협회에 따르면 한국 미혼모들의 대부분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미혼모들이 실제 겪은 사례들이다.

 

“문제가 있는 여자라든지 아니면 정숙하지 않은 여자라든지 그런 생각들이 바뀌었으면 하죠. 남자들이 예의를 지켰던 사람들이 (미혼모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갑자기 저녁 늦게 전화를 해서 술 한잔 하러 나오라고 한다든지 ‘미혼모’라는 제 지금 상태를 보고 저를 대하는 태도가 저는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김도경, 이하 가명)

“임신 중에는 아르바이트도 잘렸어요. 결혼도 안 했는데 어떻게 임신했냐고요. 그러더니 ‘신뢰할 수 없다’, ‘너 같은 사람이랑 일할 수 없다’고 손가락질하더라고요.”(정수진)

(출생 신고하러 갔더니 주민센터 직원이)‘ 어떻게 아기를 혼자 낳아? 여기가 무슨 조선시대예요? 아기를 혼자 낳았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묻더라고요. 애기가 신생아 때, 태어난 지 일주일밖에 안된 애를 그 추운 날에 데리고 갔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 말이. 혼자 낳은 게 죄는 아니잖아요. (이수연)

 

△핀란드에서는 ‘미혼모’라는 말이 없어

“핀란드에서는 미혼모라는 말 자체가 없다. 엄마라고 생각하고 엄마나 아빠라고 말한다. 사람들의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결혼했든지 안 했든지 다 엄마이다. 미혼모라고 부르는 것이 이상한 거다. 모두 엄마니까 엄마라고 생각하고 인식해야 한다” (페트리, 주한 핀란드 대사관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더 이상 우리의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 보내서는 안 된다. 아동은 친가정에서 보호되어야 하고 친가정이 보호하기 어려울 경우 국내에서 보호할 가정을 찾아야 한다.

헤이그 국제 아동 입양협약은 아동이 우선적으로 원가정에서 보호되어야 하고, 원가정에서 보호하기 어려울 경우 국내에서 보호할 가정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 수단으로 외국에서 적합한 부모를 찾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표적인 입양기관인 홀트 아동복지회는 국내 입양 추진 원칙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고 해외입양을 우선하고 있다고 보건복지부 주의 통보를 받았다. 한국 정부도 지난 2013년 5월 24일 이 협약에 서명하고, 2017년 10월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현재 계류 중인 상태다. 아동권 보호를 위한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공공의 역할이 더 강화돼야 하고, 친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아동 입양 상담과 입양 대상 아동의 보호와 양육도 공공의 아동 보호 체계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미혼부모들도 떳떳하게 자신의 아이들을 입양 보내지 않고 키울 수 있도록 법적 정책적 경제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장윤영 천년누리 전주빵 대표

 

장윤영 천년누리 전주빵 대표
장윤영 천년누리 전주빵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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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별꽃 2019-05-21 22:03:13
이런 바른기사를 통해 사실이널리 알려지면좋겠습니다 좋은기사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