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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규위반 차량에 ‘쾅’…고의 보험사고 낸 택시 기사들
법규위반 차량에 ‘쾅’…고의 보험사고 낸 택시 기사들
  • 최정규
  • 승인 2019.05.21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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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덕진경찰서, 모 택시회사 조합장 A씨 등 3명 구속
범행 가담한 택시·대리기사 등 48명 무더기 불구속 입건

“소주 2잔을 먹고 운전대를 잡았는데 갑자기 차량 한대가 내 차에 부딪쳤습니다. 큰 사고가 아니니 그냥 가라고 했지만 갑자기 음주운전을 이야기하면서 합의금을 요구했습니다.”

보험사고에 당한 당시 피해자의 말이다.

전주덕진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은 운전자 보험에 중복으로 가입한 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방법으로 보험금 수억 원을 챙긴 혐의(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로 전주 모 택시회사 노동조합장 A씨(47) 등 조합 간부 3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범행에 가담한 택시기사와 대리운전 기사를 포함해 48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2016년 8월부터 최근까지 가해자와 피해자로 역할을 나눠 30차례 고의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3억9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범행은 처음 가벼운 사고로부터 시작됐다.

21일 전북지방경찰청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3억7천여만원의 보험금을 허위 수령한 택시 운전자 보험사기단 검거 관련 프리핑을 갖고 수사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21일 전북지방경찰청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3억7천여만원의 보험금을 허위 수령한 택시 운전자 보험사기단 검거 관련 프리핑을 갖고 수사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당시 피해차량의 신호위반 등으로 인해 우연찮게 발생한 단순 접촉사고 처리 과정에서 보험금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A씨 등은 이를 악용해 회사택시를 이용, 고의적으로 불법유턴, 신호위반, 꼬리 물기 차량들을 발견하면 고의로 부딪혀 보험금을 손쉽게 타냈다.

이후 이들의 범행은 더욱 대담해졌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회사택시가 아닌 본인의 자가용과 렌터카 등을 사용했고, 주변의 택시기사들에게 “힘들게 벌지 말고 크게 한건 해 돈을 벌자”고 꼬드겼다.

함께 동승해 보험금이나 합의금액을 올리기 위한 조력자도 지인이나 가족 등을 동원해 점점 조직적으로 사고를 저질렀다.

앞서 1인당 운전자 보험에 2∼3개씩 가입했고, 해당 보험 약정에 사고 차량에 탔던 동승자들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고 후 보험금이 입금되면 동승자와 운전자가 돈을 5대 5로 나눴다.

이들은 유흥가 일대에서 대기를 하다가 음주운전을 하는 운전자를 발견할 경우 A씨의 지시에 맞춰 같은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합의금으로 수백만 원의 돈을 요구했고 합의금이 없을 경우 경찰에 음주운전으로 신고했다. 실제로 이들이 신고한 음주운전자들이 면허취소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개인 생활비나 사납금, 또는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보험 기록 등을 분석해 이들을 모두 검거했다.

A씨 등은 수사 초기에 “일부러 사고를 내지 않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다가 결국 범행 일체를 털어놨다.

경찰관계자는 “현재까지 자백을 받은 것만 27건이다”면서 “비슷한 수법의 범행으로 볼 때 100여건이 더 넘는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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