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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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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승인 2019.05.22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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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화산면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김 모씨(62)는 월 300만원씩 월급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농협과 출하약정을 체결하고 면사무소에 농업인 월급제를 신청해서 2월부터 11월까지 매달 300만원씩, 연간 3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김씨는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면서 생활비와 사료비 걱정을 덜게됐다. 완주군에서 김씨처럼 월급받는 농업인은 50명 가까이 된다. 이들은 매달 3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지급받으며 매월 300만원씩을 받는 농업인도 18명에 달한다. 완주군은 계약수매 약정 품목을 벼와 한우뿐만 아니라 생강 마늘 양파 곶감 블루베리 등 7개 농작물로 늘렸다.

농업인 월급제는 지난 2013년 경기도 화성시에서 처음 도입했다. 농업인이 농협 등과 약정한 계약 수매대금을 매월 나눠서 미리 받고 나중에 수확해서 갚는 제도다. 자치단체에선 농업인의 이자비용을 지원한다.

도내에서는 임실군이 지난 2015년 처음 시행했으며 이후 2016년 완주군에 이어 익산시 남원시 무주군 등 5개 시·군이 참여하고 있다. 대상 농작물도 벼를 비롯해 고구마 느타리버섯 수박 상추 사과 천마 머루 오미자 아로니아 포도 복숭아 고추 딸기 토마토 등 지역 특산물로 확대했다.

지난해까지 농업인 월급제를 시행한 자치단체는 전국 27개 시·군에 신청자는 4600여 농가에 이른다. 총 지급액은 366억 원에 달했다. 지난 2016년 10개 시·군에서 1700여 농가가 참여했던 것에 비하면 2년 새 2.7배 늘었다. 올해는 전남과 강원 등지에서 10개 시·군이 추가로 참여했다.

농민들은 그동안 추수 때나 목돈을 만질 수 있었기 때문에 연초에 생활비나 자녀 교육비, 영농비, 인건비 등을 대출받아 쓰고 이자까지 부담해야 했다. 그러나 농업인 월급제를 통해 매월 월급을 받아 가계비와 영농비 등을 쓸 수 있기에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가계 운영이 가능해졌다.

그렇지만 농업인 월급제가 실질적인 농업소득을 높이지는 못한다. 갚아야 할 돈을 미리 당겨서 쓰는 차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영농 규모나 경작 면적에 따라 월급이 차등 지급되기에 소규모 농가는 이마저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유럽의 농업선진국처럼 농민기본소득보장제를 시행하거나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고려해서 농민소득을 보전하는 공익형 농업직불제 도입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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