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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이 내몬 형제의 죽음, 희귀질환 '보험 사각지대'
희귀병이 내몬 형제의 죽음, 희귀질환 '보험 사각지대'
  • 전북일보
  • 승인 2019.05.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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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원서 발생한 비극적 형제사건, ‘베체트병’ 앓고 있어
증상 발생부터 진단 전후로 막대한 비용 들어가
전문가 “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보험혜택 증가시켜 국가가 책임져야”

남원에서 희귀병을 앓던 중년 형제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형은 숨졌고, 동생은 목숨을 건졌지만 불구의 몸이 됐다. 지난 17일 남원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살고 있던 형제의 가슴 아픈 이야기다.

22일 남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형제는 베체트병을 앓고 있었다. 희귀질환인 베체트병은 입안과 성기 등에 궤양이 발생하고, 시력을 잃을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이들의 경제적인 부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두 직업이 없었고, 기초생활 수급자도 아니었다.

베체트병의 치료는 병의 중증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험감면 혜택은 30% 정도다. 70%는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두 형제가 앓고 있던 베체트병을 포함한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전국적으로 50만1320명이다.

전북의 희귀질환자는 806명(5월 기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희귀질환 치료에 대한 지원은 어디까지 이뤄질까. 희귀질환자에 대한 지원은 ‘희귀질환관리법’에 의해 이뤄진다.

정부는 관련 근거법령에 따라 의료비의 경제적 부담이 과중해 가계의 사회·경제적 수준 저하가 우려되는 희귀질환자에 대해 의료비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희귀질환은 진단이 어려울뿐더러 치료약품도 고가의 약품이 많고 보험 적용 또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보험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병의 종류와 중증도에 따라 차등적용 된다.

질병관리본부 의뢰로 가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국내 희귀질환 현황 분석 및 지원 개선방안 도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의료비 지원사업 대상자 중 17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희귀질환 증상 발생부터 진단 전후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다.

증상이 나타난 시점부터 진단되기까지 발생한 의료비를 보면 45.0%(768명)가 ‘1000만원 이상 의료비를 지출했다’고 답했다. 5명중 1명꼴인 335명(19.6%)은 ‘진단받기까지 3000만원 이상 의료비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후 1년간 1000만원 이상 의료비를 부담한 경우도 37.1%(633명)나 됐다.

이 중 33.8%(576명)가 연간 가계 수입이 2400만원 미만이었으며, 22.2%(378명)는 가계 생계비에서 40% 이상을 희귀질환 치료에 썼다.

4.7%(81명)는 가계 전체 생계비의 80~100%를 고스란히 치료하는 데 집중해야 했다.

치료가 필요한데도 최근 1년간 의학적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 4명중 1명(24.2%, 289명 중 70명)은 ‘진료 및 치료비를 지불할 돈이 없다’고 답했다.

조용곤 전북대학교병원 희귀질환센터장은 “희귀질환은 진단이 매우 중요한데 진단을 받기까지 많은 시간과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면서 “그러다가 진단을 받지 못하면 비용에 대한 부분은 고스란히 환자에게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제에 대한 부분도 신약이 나올 경우 보험 적용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번 투약시 적게는 수백만원부터 많게는 수억원이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 전문가들은 “희귀질환자에 대한 건강보험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영훈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희귀질환의 치료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무리”라면서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선일 전주대학교 보건관리학과 교수는 “국가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할 의무가 있다”면서 “치료비용이 비싸고 장기간의 고통을 받는 희귀질환자를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정규·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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