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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심과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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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승인 2019.05.2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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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현 전북의사회 회장
백진현 전북의사회 회장

금년 5월 11일(황토현 전승일) 125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이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다. 정부가 주관하는 첫 법정기념일이다. 이에 동학혁명을 돌아보고자한다.

천도교의 1세 교조인 수운 최제우는 1860년4월 초5일 시천주(侍天主 : 한울님을 내 몸에 모시고 있다) 사상으로 동학을 창도하였다. 후천개벽을 선언하며 인간의 본질적 평등성을 주창하였다. 수운의 참형 후 2세 교조인 해월 최시형은 1864년부터 30여년 동안 풍찬노숙과 도산검수(刀山劍水)를 보따리 하나 메고 관의 추적을 피하며 한울님이 감응하는 성실성과 도력으로 포덕하여 교세를 전국으로 키워나갔다.

조선조 말 썩은 관리들의 탐학으로 하삼도(충청, 전라, 경상) 특히 전라도의 백성들은 가장 힘들었다. 전라도 고부군수 조병갑은 과거시험을 거치지 않았다. 소과와 대과 급제자 명부인 <사마방목>과 <국조방목>에도 이름이 없다. 영의정 조두순의 조카이자, 관찰사를 조병식의 사촌이며, 태인군수 조규순의 서자다. 명문가의 겉만 금수저이다.

민비는 조카 민영소와 수시로 편지로 연락하는데 주로 인사청탁이다. 민비는 친필 편지에 “조병갑이는 그러하나,그 색(色, 자리) 외 아니 나는 것을 할 수 없으니, 다른 데로나 하겠다”고 썼다.그 자리 외에는 생기지 않는 것을 어쩔 수 없으니, 다른 방법을 찾겠다는 민비의 고심하는 흔적을 보여준다.

지방 수령의 임기는 5년인데 고부군수는 평균 1년 6개월이었다. 한 해에 여러 차례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그는 익산군수로 발령을 받았으나 안 가고 버티면서 로비를 한 결과, 그 자리에 다시 임명될 수 있었다. 집착이 대단했던 것이다. 기존의 만석보를 허물고 새 만석보를 만들며 수세를 안 걷는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자 1894년 1월 11일 새벽 농민들은 전봉준을 중심으로 고부 관아를 습격하였다. 3월초에 해산하였으나 안핵사 이용태의 압제로 3월 20일 무장(고창)에서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은 호남 전역에 걸치는 제1차 봉기를 감행한다. 이후 황토현(정읍), 황룡천(장성) 전투에 이어 4월 27일(양력 5월 31일) 전주에 입성한다. 2차 봉기가 9월 18일 삼례에서 일어나고 11월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일본군이 가진 최신식 미국제 개틀링 기관포에 동학군은 패퇴한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한 12개조 폐정개혁안은 갑오개혁에 영향을 미쳐 많이 실현되었고 한편으로 동학군은 의병으로 활약한다.

조병갑은 전남 고금도에 유배되었으나 불과 1년도 못가 1895년 3월 조정은 조병갑을 서울로 불러들인다. 조병갑의 탐학으로 촉발된 동학농민군의 봉기로 그 당시 종전의 의금부인 법무아문 권설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고 있던 전봉준·손화중·김덕명·최경선·성두한 등 주요 지도자들과 함께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조사한다는 명분이었다. 동년 7월 3일 조병갑은 석방된다. 3년 뒤인 1898년 5월 법무민사국장 겸 고등재판소 판사에 임명되고, 6월에는 해월 최시형의 재판에 참여하여 사형을 내린다.

법무아문대신 서광범은 위의 다섯분에게 교수형을 내렸다. 근대 사법제도가 출범한 이후 내려진 첫 사형선고가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교수형 선고였다. 판결 바로 다음 날 1895년 4월 24일 새벽2시 교수형이 집행되었다.

작년 동학농민군의 지도자 전봉준 장군은 순국 123년만인 2018년 4월 24일 교수형을 당한 종로 네거리 전옥서 터에서 동상으로 부활했다. 서광범의 후손 서기현씨도 참여하였다.

천명인 듯하지만 사실 천명은 사람이 만든다. 서경(書經)에“하늘이 보는 것은 우리 백성들로 부터 보고, 하늘이 듣는 것은 우리 백성들로 부터 듣는다.”라 하였다. 백성들의 반응이 곧 천명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민심은 쉽게 폭발하지 않는다. 무릇 지도자는 백성들의 기미를 잘 살펴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 또한 인사의 불의가 망국의 지름길임을 가르쳐준다.

125년전 희망이 보이지 않는 백성들이 삶에 몸부림치고 삶을 던져 나라를 살려 보려고 했던 혁명정신을 되새겨 보며 글을 올린다.

/백진현 전북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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