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6-27 11:58 (목)
서른 살, 흔들려도 좋다
서른 살, 흔들려도 좋다
  • 기고
  • 승인 2019.05.26 1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현두 여행작가
김현두 여행작가

나에게도 흔들리던 서른 살이 있었다. 흔히들 서른이 되면 새로운 도전을 꿈꾸며 여러 가지 준비들을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마주한다. 여행을 떠난다거나 이직, 결혼, 공부 등 여러 이유로 삶이 다르게 흘러가기도 한다. 나는 서른 살에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그렇게 직장을 그만두고 일 년 동안 책과 여행, 커피를 만나고 공부하며 지냈었다. 타인보다는 나와의 만남을 위해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기 시작했다.

그 일 년이라는 시간은 나의 머릿속을 흔들어 놓았다. 8년 동안 회사원으로 살던 나의 20대를 내던져버렸다. 내 나이 갓 서른을 넘겼을 때였고, 주위 사람들에게 다시는 직장을 다니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여행자가 되어 살기로 결심했고, 책 속에서 만난 이야기꺼리 하나가 나를 여행자로 살게 하고 있었다. 일 년만 놀자 했던 그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직장을 그만 둔지 5년 가까이를 내 멋대로 살게 될 줄은 그 때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었다. 여전히 나는 내 삶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나를 힘들게 하는 한 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돈’이었다. 누구나 물질 앞에서 힘든 일들을 겪는다. 나도 2012년 그해 가을 너무나 힘이 들어 여행을 떠날 여유조차 잃어버렸다. 잠시 깊은 슬픔에 잠겼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친구의 도움으로 소금포대를 나르는 일을 몇 주 하면서 여행경비를 만들기도 했다. 소금포대를 나르는 일은 고단한 일이었다. 습기가 찬 소금에서 녹아 흐르는 짜고 쓴‘간수’가 온몸을 적시고 있었다. 소금포대를 집집마다 가지고가서 쟁이는 일도 너무나 힘든 일이었는데, 그러다가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는 날이면 직장생활 그만두고 뭐하는 거냐는 걱정 섞인 타박도 들어야 했다. 그들이 묻는 안부는 나에게 더 이상 안부가 아니게 되었다.

그 때 내 주위의 어른들은 내 청춘을 안쓰러워했고, 다시 일을 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괴로웠다. 그 괴로움을 떨쳐버릴 수 있는 단 한 가지가 내게는 커피트럭을 타고 떠난 ‘여행’이었다. 길 위를 떠돌던 어느 날 하늘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면서 저 비행기에 앉아 있었으면 할 때도 있었고, 유럽으로 떠나는 혼자만의 배낭여행을 꿈꾸기도 하였다. 하지만 가진 것이 없는 나는, 이런저런 이유와 욕심을 버리지 못하던 나는 그저 때 묻지 않은 용기만으로 살아가자 하며 나를 다독이고 있었다. 서른 살 이후 나는 내게 들리는 세상의 외침에 귀를 닫으려고 노력했었다. 좋은 직장이나 인맥, 결혼과 가정을 일궈내는 일상적인 삶에서부터 세상이 말 하는 성공이라는 그 것들에 무반응하며 살고 싶었다고 해야 옳은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하늘 위로 떠다니는 비행기를 바라보던 서른 살의 그날, 푸르고 높은 저 하늘을 지붕 삼아 뙤약볕 아래 힘겹게 커피트럭을 몰며 향긋한 커피를 내리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그 서른 살의 여행 속에서 나는 제법 만족하며 지내고 있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나는 오늘 내가 내 의지와 바람대로 살아가고 있는 중이라면, 자신의 삶에서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의지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남이 아닌 나의 의지대로 살아갈 용기를 내보도록하자.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결단코 스스로의 삶을 살자.

/김현두 여행작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