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6-18 16:39 (화)
[진단, 교육청 사학 감사 (상) 실태] 비리 적발 어렵고 징계권도 없어
[진단, 교육청 사학 감사 (상) 실태] 비리 적발 어렵고 징계권도 없어
  • 김보현
  • 승인 2019.05.26 1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완산학원 횡령, 10년간 모르다 특정감사로 밝혀
3~5명이 1300개교 감사, 물리적·제도적 한계도

최근 전북지역 사립 중등학교·유치원에서 수년에 걸친 보조금 비리가 연이어 터졌다. 그간 교육청·교육지원청의 정기 감사에선 포착하지 못해 ‘부실 감사’ 지적도 나온다. 이에 전북 교육청 감사의 현황과 한계, 대안을 두 차례에 걸쳐 진단해본다.
 

전북교육청사 전경.
전북교육청사 전경.

사학법인 완산학원 설립자의 10년간 이어진 30억 원대 교비 횡령은 전북교육청 특정감사를 통해 지난 4월 밝혀졌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이 이 기간 세 차례 정기 감사를 했음에도 관련 사안을 적발하지 못했다. 업무추진비를 일부 부적절하게 사용한 점이 드러나 관련자 대부분은 주의경고를, 2명은 정직·감봉 처분을 받았다.

지난 24일에는 2년간 보조금 수천만 원을 부당하게 챙긴 전주 사립유치원이 경찰에 잡혔다. 선별감사로 하다 보니 최근 6년간 전북교육청의 정기감사를 받지 않은 곳이다. 지난해 사립유치원 파문이 터지자 타 시도교육청은 하반기 특정 감사 등 관리감독을 강화했지만, 전북은 하지 않았다. 도내 사립유치원은 행정적 실수가 대부분이고, 민원 없이는 특정감사가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런 가운데 사학비리와 관련한 전북교육감의 직무유기를 주장하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사기로 수천만원 공금횡령한 자에게 불문경고가 웬 말’이라는 청원을 올린 작성자는 지난해 드러난 신흥중 전 교장의 학교 발전 기금 불법 조성·유용 사건과 관련해 불문경고로 끝나고 당사자 형사고발이 없던 것을 비판했다.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 박연수 사무국장은 “전북교육청이 사학 감사를 미온적으로 실시함으로 인해 비리를 방치한 책임도 있다”면서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부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북교육청의 감사 역시 물리적·제도적 한계에 부딪힌다.

3~5명의 인원이 도내 1300여 개교(유치원 포함)를 정기 감사한다. 선별 감사 또는 3년주기 전수 감사로 이뤄져 관리·감독망 내에 벗어난 곳도 발생한다.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 측이 제공하는 재무·회계 서류를 토대로 예산이 투명하게 집행됐는지 검토한다. 형식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구체적인 제보를 받아 특정감사를 해도 학교 측이 거부해 행정절차 불이행에 대한 과태료 부과로 끝날 수 있다.

처분 요구권만 있고 징계권은 없는 것도 원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교육부와 관할 교육청이 사립학교 재단에 교사 징계를 요구할 수 있어도, 재단이 반드시 지킬 의무는 없다. 전북교육청이 올초 징계 거부하는 사학에는 형사고발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쉽지 않다. 당사자의 범죄 혐의가 나와야 가능하고, 오히려 교육청에 직권남용이나 무고죄로 반대의 소가 제기될 우려가 높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비리가 발생해도 은밀하게 이뤄지는 거래이기 때문에 회계처리는 보통 완벽하다. 감사 시스템에서 잡아내는 건 분명히 한계가 있다. 보다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