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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 아저씨
다슬기 아저씨
  • 위병기
  • 승인 2019.05.27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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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철이면 무주에서 반딧불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반딧불축제는 전국 대표축제인데 무주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는데 이 축제의 덕이 크다.반딧불이의 숙주는 바로 다슬기다. 숙주(宿主)란 기생 생물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생물을 말한다. 다른 곳에서 반딧불이가 사라질때 유독 무주 남대천에서 다슬기가 풍성하게 서식함으로써 무주가 반딧불이의 대명사가 되는 계기가 됐다. 26년전 무주 남대천 비관리청 하천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숙주인 다슬기 피해 문제가 도의회에서 크게 문제가 된 일화도 있다.

다슬기는 국내 하천, 계곡, 호수를 가리지 않고 맑은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서식하는 민물고둥이다. 지역마다 부르는 명칭도 다르다. 경북에선 고둥, 경남에선 고디, 전라도와 충청도에선 대사리, 강원도에선 꼴팽이라고 부른다. 예전엔 다슬기가 국내 어디에서나 흔했으나 지금은 씨가 말라 다슬기 치패를 방류하고 있고 식용은 수입산이 많다.

요즘엔 다슬기탕, 다슬기 수제비, 다슬기 부침 등 각종 요리가 개발돼 식당에서 인기몰이를 하는 곳이 제법된다. 그런데 다슬기를 말할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다슬기 아저씨’로 알려진 이호림씨(54)다. 사업에 실패한뒤 생사의 기로에 선 그를 일으켜 세운게 바로 다슬기였다. 전주시 완산구 색장동에 있는 ‘호림이네’는 다슬기 아저씨 이호림씨가 운영하는 전문 식당이다. 사연인즉 이렇다. 천애고아로 자라난 이씨는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채 한때 주먹세계에 몸담았다고 한다. 이후 사업을 했으나 30세 전후한 시기에 그는 전 재산을 다 날리고 길거리에 나앉게됐다. 당장 먹고살기 위해 잠수안경을 쓰고 하천을 훑고 다니면서 다슬기를 잡아 팔기 시작했다. 어느날 다슬기로 밥을 지어보니 무척 맛이좋아 지인 몇명에게 대접했더니 “당장에 장사를 하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다슬기로 밥을 지은것은 그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련한게 바로 완주군 상관면 신리에 있는 한 농가주택을 임차해 차린 ‘호림이네’였다. 죽을약 옆에 살 약이 있다던가. 오랜 고생끝에 기적처럼 돈이붙기 시작했다. 구석진 시골 동네를 찾는 고객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나면서 몇년전 남원가는 길 대로변에 2000평 넘는 부지를 구입해 옮겼다. 굶지않기 위해 잠수복을 입고 첫 입수할때 무척 두려웠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물속을 다니는게 편안했다고 한다. 물을 터득한 후엔 들판과 산을 다니면서 산도라지, 산더덕, 버섯, 자연 약초를 채집하고 있다.

반딧불이의 숙주인 다슬기가 나락에 빠진 한 젊은이에게도 역시 숙주가 된 사연이 흥미롭다. 다슬기 아저씨는 누군가에게 자신도 ‘숙주’가 되고싶어 해마다 어려운 이를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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