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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연두가 초록으로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연두가 초록으로
  • 기고
  • 승인 2019.06.04 20:1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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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가 슬쩍 발을 뺀 자리에 초록이 들어앉았습니다. 초록이 슬며시 연두를 밀어냈습니다. 지금 저 왕버들의 초록 자리에도 때가 되면 가을이 또 겨울이 찾아들 것입니다.

삼천 변에 억새가 푸릇합니다. 빛바랜 작년 것 틈에 햇것이 끼어들었습니다. 제법 목을 가눕니다. 굽이굽이 삼천을 끼고 마을을 이뤄 할아버지에게서 아버지로, 아들로, 손자로 대를 이어 살아온 온고을 사람들 같습니다. 아비 억새는 슬쩍 발을 빼고 아들 억새는 슬며시 들어섭니다. 우리 아비들이 그래왔듯이, 저 아비 억새도 어린것들 장딴지에 알이 배고 어깨에 힘이 들어갈 때까지 지켜줄 겁니다. 등판에 바람을 짊어질 때가 되면, 품 안에 개개비 떼를 품을 때가 되면 자리를 비켜 줄 겁니다. 스러져 거름이 될 겁니다.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며 삼천이 흐릅니다. 앞물결이 뒷물결을 잡아끌며 수천 년 삼천이 흘러왔습니다. 연두 자리에 어느새 초록이 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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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라기 2019-06-07 10:43:02
삼천에도 綠雨가 내리겠지요

오른쪽이 젖는, 네 반쪽을 내가 젖는

반씩 어깨를 포개고 한지붕 아래 들어선 연인도 보이겠지요

수천 년 삼천이 그랬듯 사랑도 그리 흘러왔고 흘러가겠지요

그냥그냥 2019-06-06 20:57:07
연두는 푸르른 물을 적시어
초록으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유월은 다가서는데
우리네 마음은 그래도 '연두'가
아쉬움처럼 느껴지는것은
왜? 그런가요??

가없은작은새 2019-06-05 19:43:42
누구의 눈물이 넘쳐흘러
삼천川은 저리도 유유히 흐르는가.
억새 뿌리에 부딪치며 덧나기만 하는 상처
잔물결 만들어 개개비 떼 밀어냅니다.

잔잔한 물결 따라 마음속 波紋이인미다.
어느 산 억새밭의 기억이 내 뒤를 쫓아오며
잘 가라 여린 손을 흔드네요.
바람에 으악새가 슬피 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