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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서 반복되는 부실 차선도색, 왜 근절 안되나
전북에서 반복되는 부실 차선도색, 왜 근절 안되나
  • 최정규
  • 승인 2019.06.04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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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LH, 차선도색 시공 담당자 전문지식 부족·측정 장비 전무
입찰 받은 업체, 하도급 업체에 재하도급 하는 경우 수두룩
시공업체, 수수료 떼어가 하청업체 저비용 부실공사 악순환

최근에 남원에 이어 전주에서 차선도색 부실시공이 적발된 가운데, 이같은 불법행위는 업체들의 돈만 되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안전불감증과 지자체나 공공기관들의 관리 감독 부실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빚어진 나쁜 산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부실시공 문제가 근절이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업체 선정과정이다.

차선도색 업체의 경우 대부분 차선 도색을 할 수 있는 도장 면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 대부분은 면허만 소지했을 뿐 차선도색에 필요한 장비도 없고 실제로 해보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인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직접시공을 하는 조건으로 입찰을 받은 업체는 하도급 업체에 다시 재하도급을 하는 일이 벌어진다.

최초 입찰을 받은 업체가 입찰금액에서 수수료를 떼어가고 재하도급을 받은 업체는 적은 금액에서 수익을 남기려다 보니 값싼 페인트나 저가 유리알 등을 사용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업자들은 경찰에 “그동안의 관행”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이유는 차선 도색을 발주하고 관리감독을 시행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지자체 차선도색 시공 담당자 대부분은 차선 도색과 관련된 전문지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관련 매뉴얼이 있지만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고 있어 숙지할 시간조차 부족하고 빠르면 6개월 만에 이뤄지는 순환 인사체계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때문에 전문지식이 없어 발주한 업체가 시공능력이 되는지도 확인이 어렵다. 이번과 지난해 경찰에 입건된 전주시와 지난 남원시 차선도색 담당자는 “몰랐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실제 전주시나 LH는 시공후 이를 관리하고 감시할수 있는 기본 적인 장비인 휘도측정기가 비치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관련 지식이 없고 제대로 된 시공을 확인할 수 있는 측정장비도 없다보니 검사는 외부로 맡긴다. 공사후 지자체와 LH 등은 도로교통관리공단에 의뢰해 시공 후 단 한차례만 준공검사를 실시하는데, 경찰은 시공완료 후 곧바로 이뤄지는 차선 검사에는 부실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황호철 전북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장은 “전주시는 물론 남원시의 차선 도색 담당자들은 관련지식이 전무했으며 측정도 시공 완료 후 단 한차례의 점검이 이뤄졌을 뿐 사후감시를 통한 부실시공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영근 전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전문성이 뒷받침 되지 않은 행정직원들이 많아 생기는 문제”라면서 “전문적인 업무가 필요한 부서에는 전문성을 숙지한 인물을 고용한다면 이번일과 같은 문제는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타지역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충북 청주시의 경우 선정된 차선도색 시공업체는 테스트 시공을 실시해야한다. 또 품질, 두께, 휘도, 온도, 장비 등과 관련된 교육도 받는다.

청주시 관계자는 “시공업체가 테스트 시공을 하는 이유는 업체가 차선도색을 과연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확인절차”라면서 “시공이 완료된 후에도 지자체가 소유한 측정장비를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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