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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삶의 여백에 적은 ‘우리네 삶의 터전’
[신간] 삶의 여백에 적은 ‘우리네 삶의 터전’
  • 김태경
  • 승인 2019.06.05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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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지연, 두 번째 사진산문집 ‘전라선’
한국 근대사의 흔적과 과정 재조명 작업 집중

오랜 풍파를 거쳐 온 시간의 냄새가 있다. 사진가이자 전시기획자인 김지연 씨는 자신이 만났던 사물과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삶의 의지를 찾고 용기를 얻었다고 말한다.

현재 진안의 공동체미술관 계남정미소와 전주 서학동사진관의 관장을 맡고 있는 김지연 작가는 사라져 가는 것들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김지연 작가의 두 번째 사진 산문집 <전라선>(열화당)의 책장을 넘기노라면 지난날을 향한 어떤 그리움이 눈앞에 펼쳐진다.

작가는 녹색 지붕의 정미소, 글자가 떨어져 나간 간판의 이발소, 마을 복덕방 같은 근대화상회 등 잊히고 하찮게 여겨지는 근대문화의 징표들에서 우리네 삶의 터전을 발견했다.

그가 삶의 여백에 적은 기억은 사진작품 속에서 시간의 세세한 무늬로 되살아난다.

남광주역이 철거된다는 소식을 듣고 시작한 ‘남광주역’ 연작, 전주천을 배경으로 대상을 특유의 쓸쓸한 색채로 담아낸 ‘전주천’ 연작이 대표적이다.
 

‘남광주역’ 연작 중 남광주역의 마지막 날 밤. 오는 8월 18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 ‘남광주역, 마지막 풍경’에서 볼 수 있다.
‘남광주역’ 연작 중 남광주역의 마지막 날 밤. 오는 8월 18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 ‘남광주역, 마지막 풍경’에서 볼 수 있다.

1999년 여름 한 지역신문에서 남광주역이 곧 철거된다는 기사를 접한 김지연 작가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오랜 시간 거쳐 온 것들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것을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사진임을 처음 깨달은 순간이었다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풍경과 이야기를 담은 1부와 일상에 대한 사유가 돋보이는 2부로 나눠진 이 책은 작가 개인의 역사이자 동시대의 역사를 품고 있다.

컬러·흑백 사진 59점과 산문 속 ‘나’의 모습은 작가의 젊은 시절을 물들였던 지독한 아픔, 그것을 알아준 친구의 믿음, 그 덕에 오늘의 그를 있게 해준 힘을 상징한다.

한편, 이번 이번 책 내용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남광주역’ 연작을 다룬 전시 ‘남광주역, 마지막 풍경’은 오는 8월 18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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