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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옴팡집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옴팡집
  • 기고
  • 승인 2019.06.11 20:1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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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 탓일까요, 까무룩 낮잠이 들었습니다. 가다 서다 반복하며 복작거리는 도심을 빠져나왔습니다. 평화동을 지나자 평화롭습니다. 한적한 농로를 10분쯤 더 달려 ‘옴팡집’, 등만 보이는 녀석은 안 봐도 상열이네요. 이미 불콰한 용기 놈이 일장춘몽 ‘80년의 봄’을 곱씹습니다. 뽀글뽀글 주인아줌마, 꽃무늬 셔츠에 월남치마 차림입니다. “오랜만에 돼지비계로 목구멍 때 좀 벗겨라.” 양재기 가득 탁주를 부으며 상열이가 자꾸 권합니다. 삶은 달걀에 동태찌개, 병치 회에 찐 감자, ‘안주 일체’가 걸게 차려졌네요. 후래자삼배, 사양 않고 거푸 받아 마신 때문인지 훅 올라오네요. 장발이 가발 같은 용기 녀석의 눈동자가 꼭 명태 눈깔 같습니다. “나 화장실 좀…”, 급히 일어서는데 아내가 흔들어 깨웁니다. “안 자던 낮잠에 웬 잠꼬대?”

완주군 구이면 술 테마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타임머신 타고 30여 년 전으로 돌아갔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옴팡집’에서 대포 한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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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할수록밝아지는것들 2019-06-13 20:03:03
저녁밥 시간이 되었는데도 귀가하지 않는 아버지.
어머니는 "솔향아 아버지 찾아봐라"

동네 어귀에 자리한 허름한 옴팡집
여러 폭으로 이어진 휘장엔 '왕대포'
흐릿한 유리창으로 빼꼼히 들어다 보면
아버지는 동네 친구분께 붙들려 계셨다.

연탄불엔 돼지비계 넣은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신김치의 새콤한 향은 입에 침이 고이고
설거지통 위 시렁에 쭈그러진 주전자가
차례를 기다리며 줄 서 걸려 있던 곳.

젓가락 장단에 앗싸 좋다~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바알~길"

그런 밤이면 어머니의 쓴소리가 길었다.

라라 2019-06-13 09:48:22
옴팡집, '작은 초가집' 에
넉넉한 정이 한상 차려지고,
막걸리가 술술 익어가고,
사람들 이야기가 불그레 물들어 가는 곳

그곳으로 오랜만에 친구들과
막걸리 한사발 쭈욱 들이키며
추억의 향수
소환하러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