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6-17 01:21 (월)
[전주고·북중 개교 100주년 도민 학술콘서트] “4차 산업혁명, 경제 낙후 전북에 새로운 기회”
[전주고·북중 개교 100주년 도민 학술콘서트] “4차 산업혁명, 경제 낙후 전북에 새로운 기회”
  • 김보현
  • 승인 2019.06.11 2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이터 지능도시 구축, 기술+이야기 등 제안
11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전주고·북중 개교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이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전북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1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전주고·북중 개교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이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전북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경제적 낙후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전북에‘4차 산업혁명 시대’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융복합으로 변화함에 따라 경제적 입지를 뒤집을 수 있는 호기가 왔다는 것. 전주고·북중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11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의전당에서 열린 도민 학술콘서트에서 전문가들이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한 전북발전 방향을 제안했다.

 

△김영수 위원 “데이터 기반 지능 도시 구축해야”

지방 소멸 위기에 처한 전북이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맞춰 생존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김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은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지역 공동체’ 형성을 제안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데이터 축적 사업을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데이터가 화폐나 부동산, 지적재산권에 견줄만한 새로운 형태의 ‘자산’이며,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 받는 미래산업이 자율형주행차 등 데이터기반 사업이라는 것. 미국, 유럽 등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데이터 엔지니어·통계분석·마케팅을 아우르는 직업) 양성에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위원은 “특정산업이나 기업 유치가 어렵다면 파격적으로 도시 자체의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사업화하는 ‘지능형 도시’를 구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글로벌 기업 시대인 오늘날 기업은 수도권·지방도시 등 물리적 입지에 관계없이 시장 비용, 조건 등에서 가장 유리한 지역을 선택한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자치단체가 촉매제가 돼 기업을 어떻게 끌어와야 할지 고민해야 하지만, 기업을 선점할 수 없다면, 도시 자체를 살아 있는 ‘데이터 실험장’(living lab)으로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김 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궁극적으로 데이터 경제”라며 “교통, 에너지, 관광, 예방의료, 교육, 농업 등 시민 생활과 연계된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 산업화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데이터거점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동환 교수 “공간에 기술+이야기 입혀 되살려야”

유동환 건국대 교수는 문화콘텐츠산업 관점에서 전북의 발전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전북의 역사·문화적 공간을 배경으로 첨단기술과 이야기를 입혀 온몸으로 체험하는 ‘공간콘텐츠 사업’을 강조했다.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이나 익산 미륵사지 등에 효과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사례로 유럽에서 가장 큰 궁전인 화이트홀(Whitehall)의 ‘The Lost Place’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화이트홀은 15만 평에 달하는 거대한 왕궁터로, 1698년 화재로 전소된 이후 궁전연회당만 재건했다. 대신 소리로 사라진 장소의 기억을 되살렸다. 특정 휴대용 기계와 연결된 헤드폰을 낀 관광객들이 거리를 지나면 16세기 번성했던 음악과 거리 행진 음성이 나오고, 가로수 앞에 서면 왕 앞에서 사형수가 끌려가는 사형집행 장면이 소리로 되살아난다. 공간이 가진, 그러나 사라진 이야기를 색다른 방식으로 콘텐츠화한 ‘공간콘텐츠 사업’의 대표적인 예다.

그는 프랑스 방데 퓌뒤프 지역의 역사 테마파크도 소개했다. 이 지역은 프랑스판 광주혁명으로 불리는 방데내전 비극을 기억하는 대규모 공연 ‘씨네세니’를 시작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지역 역사를 섬세하게 복원해 시대별 이야기 공연과 마을을 조성, 테마파크를 구축했다.

테마파크는 일 년에 3개월만 개장함에도 연평균 150만 명이 방문하며 입장료 수입만 2000억 원이다. 과거 정신을 이어 현재의 프랑스 내 다인종 차별 철폐로까지 주제의식을 끌어낸 것도 성공 요인이다.

유 교수는 “지방도시는 수도권에 비해 시장과 자본, 기술면에서 경쟁력이 약할 수 있다”면서 “특정 공간을 특정 시기에 방문해야만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 방문객을 끌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규 교수 “1조 원 펀드 등 벤처생태계 조성해야”

“전북 발전을 논하려면 지역 현안인 새만금을 거론할 수밖에 없습니다. 새만금 30년간 벌여 놓고 그동안 지역이 무엇을 했습니까. 아직도 토지를 메우고 있습니다. 이정도면 전북 출신 정치인들의 의지가 약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에서 공약만하고 중앙에서 무엇을 했습니까. 도민들도 결집력이 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최수규 가천대 교수(전 중소기업벤처부 차관)는 전북 경제와 중소·벤처기업 현황에 대해 진단했다.

전국대비 경제성장률·1인당 GRDP 등 격차 확대, 재정자립도 28%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 최근 4년간 지역 주력산업 침체와 건설업 부진, 전국 77개 도시 중 고용률 최하위권(전주 73위, 군산 74위, 익산 75위), 전국 인구 유출 증가세. 최 교수가 설명한 전북 경제 현황이다.

최 교수는 침체된 전북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대안으로 지역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벤처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새만금 활용한 규제자유특구 지정 및 전기차클러스터 구축을 제안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산업구조 고도화, ICT융합 스마트 제조혁신은 전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수행해야할 시급한 과제”라며“저조한 벤처캐피털 투자를 활성화 시킬 전략을 마련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전북의 창업벤처 생태계 현황도 진단했다. 창업지원 인프라는 양호하지만, 창업기업의 존속과 규모화에 있어서는 낙제점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최 교수는“연 매출 1000억을 달성한 벤처기업이 전북에는 고작 7곳에 불과하다”며“전국에는 572개의 벤처기업이 천억 벤처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혁신창업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도내 우량기업과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한 1조 원 벤처펀드 조성, 산업위기지역 군산에 사회적 벤처를 육성하는 것도 그가 생각하는 대안 중 하나다.

그는 마지막으로‘청년들이 머무르고 돌아오는 전북, 기업이 몰려오는 전북을 만들기’에 다 함께 힘을 모으자고 역설했다. 최 교수는 “정치는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 기업은 혁신을 위한 투자를, 행정은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규제혁신을 통해 함께 잘 사는 전북을 구현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