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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EEZ 바닷모래 채취
서해 EEZ 바닷모래 채취
  • 권순택
  • 승인 2019.06.12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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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지난 11일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서해 EEZ(배타적경제수역) 골재 채취단지 지정 공청회’가 어민들의 강력 반발로 무산됐다. 전국 40개 골재 채취업체로 구성된 해양기초자원협동조합이 마련한 이 날 공청회는 군산 어청도 서남방 26㎞ 인근 EEZ 구역을 골재 채취단지로 지정해 5년간 3580만㎥의 바닷모래를 채취하기 위해 어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자리였다.

군산 어청도 인근 EEZ 구역은 지난 2008년 정부에서 국내 모래공급을 위해 골재 채취단지로 지정한 이후 3차례 기간 연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채취 기간이 만료됐다. 해양기초자원협동조합은 이에 새로 서해 EEZ 골재 채취단지 재지정을 위한 공청회를 추진했다. 하지만 군산·부안·고창지역 어민들은 “어업인들의 논밭을 파헤치려는 것”이라며 결사반대 입장이다. 지난 10년간 어청도 골재 채취단지에서 서울 남산의 1.5배에 달하는 6200만㎥의 바닷모래를 마구잡이로 채취해가면서 수산자원의 서식장과 산란장이 심각하게 훼손된 마당에 또다시 바닷모래를 파가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골재업계에선 태안과 옹진 골재 채취단지에 이어 남해와 서해 EEZ에서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되면서 국내 골재대란과 함께 업계 종사자 1만여 명이 생존위기에 처했다며 정부·여당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서해 EEZ에 대한 과학적인 시추 조사를 통해 어민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서해 EEZ의 바닷모래 채취를 놓고 골재업계와 어업계 사이에 갈등이 격화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바닷모래 채취 갈등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부산 신항만 건설 등 국책사업에 필요한 골재공급을 위해 남해와 서해 EEZ에서 바닷모래 채취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연근해 어획량이 40년 만에 100만t 이하로 떨어지면서 국내 수산물 감소가 바닷모래 채취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에선 제한적으로 바닷모래를 채취하도록 했고 이후 모래 채취가 중단된 채 양 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골재업계와 어업계 모두의 생존권이 걸려 있는 데다 국내 골재 수급과 해양 생태계 보호라는 대의명분도 엇갈려 정부에서도 쉽사리 결론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안정적인 골재 수급과 해양 수산자원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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