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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암 익산 장점마을, 역학조사 이후…] 비료공장 개연성 밝혀졌지만 피해 구제 ‘막막’
[집단 암 익산 장점마을, 역학조사 이후…] 비료공장 개연성 밝혀졌지만 피해 구제 ‘막막’
  • 김진만
  • 승인 2019.06.16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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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비료공장 이미 파산, 책임소재 놓고 논란
환경복구·암환자 배상 등 법정다툼 가능성도

비료공장이 들어서고 수십명이 암에 걸린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환경부의 역학조사에서 집단 암 발병은 비료공장과 개연성 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미 17명의 주민은 암으로 사망한 뒤다. 현재도 13명이 암 투병을 이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환경부의 조사결과에 따라 주민들은 피해보상을 비료공장에게 요구할 수 있게 됐지만 이 공장은 이미 부도 처리됐다.

파산한 공장을 원망조차 할 수 없게 된 주민들은 그동안의 부실한 관리감독 책임을 정부와 익산시에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면서 오랜 법정다툼이 불가피해졌다.

 

△2001년 들어선 비료공장

주민 80여명이 모여 사는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은 물 좋기로 소문난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함라산이 지척이고 5분 거리에 웅포와 금강까지 마주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에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도 하나둘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이런 행복한 마을은 지난 2001년 인근에 들어선 비료공장으로 ‘죽음의 마을’로 변해갔다. 비료공장 바로 앞의 저수지는 시꺼멓게 변해갔고 폐사한 물고기들이 둥둥 떠올랐다. 비료공장 굴뚝을 통해 악취를 머금은 연기가 마을을 감싸며 숨 쉬기조차 힘들게 만들었다.

주민들은 그럴 때마다 익산시와 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며 호소했지만 법정 기준치 이하라는 답변만 되돌아왔다고 한다.

 

△10명 넘게 사망하자 ‘역학조사’

80여명의 주민 중 30명이 암에 걸리면서 ‘집단 암 발병’이라는 자극적인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언론을 통해 주민들의 고통이 알려지면서 당국과 정치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북지방보건환경연구원은 번번이 기준치 이하라는 답변을 내놓는데도 주민들의 암 발병은 계속됐다. 2017년 불법으로 유기질비료를 만들어왔다는 사실이 적발돼 공장이 문을 닫고 사망자가 10명이 넘어서면서 익산시와 전라북도는 환경부에 역학조사를 요구했다. 지난 2018년 1월 조사가 시작됐고, 최근에서야 이 공장과 집단 암 유발의 개연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집단 암 발병의 개연성을 밝혀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복구·피해배상 ‘막막’

환경부는 역학조사결과 집단 암 유발의 개연성이 비료공장에 있다는 결과에 따라 향후 계획을 수립 중이다. 우선 훼손된 환경복구와 주민들의 건강권 확보, 암 환자에 대한 지원 등이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주민들은 비료공장에게 피해배상을 비롯해 환경복구 등을 요구할 수 있게 됐지만 비료공장은 이미 파산했다.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주민들은 막막하다. 환경부는 환경오염피해구제 제도를 통해 피해보상에 나서는 방법을 적극 검토 중이다. 환경부의 보상을 받기 위해선 고령의 주민들이, 투병 중인 주민들이, 암으로 사망한 유족들이 신청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더욱이 피해보상액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결정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법정다툼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환경부의 역학조사 결과는 나왔지만 주민들은 앞으로가 더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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