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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의 상처…군산 유흥주점 화재가 주는 교훈
1년 전의 상처…군산 유흥주점 화재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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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1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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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일 군산소방서 지휘조사팀장
김용일 군산소방서 지휘조사팀장

세월의 흐름은 색깔을 바래게도 하지만 끔찍했던 사건도 흐릿한 기억으로 만든다. 과거 어떤 사건이 발생했던 날이 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 날을 정하여 교훈을 상기하곤 한다.

꼭 1년 전인 지난해 6월 17일은 군산시 장미동 7080유흥주점 화재가 발생해 총 34명(사망 5명·부상 29명)의 사상자가 난 안타까운 날이다. 이 화재는 주점 업주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유류를 이용해 가게의 주출입구 부근에 고의로 불을 질러 발생했다. 한 사람의 무모한 행동이 애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사건으로 당시 우리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1년을 맞은 지금 그 날의 아픈 기억을 다시 떠올려본다. 그리고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소방차가 신고 접수 후 3분 만에 도착,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는가는 우리 모두가 숙고할 문제다. 특히 이런 일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몇 가지 교훈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7080유흥주점 화재는 방화에 의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화재통계의 누계치를 살펴보면 전북 도내에서 187건의 방화로 73명의 사상자가 났으며 이중 19명이 목숨을 잃었고, 54명이 부상을 당했다. 방화 동기는 원한 등에 의한 보복, 가정불화, 정신이상, 비관자살 등이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6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겪은 사람의 비율은 25.4%로 국민 4명 중 1명 꼴이다. 방화는 순식간에 고열을 발생시키고 화재를 확산시키는 유류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빠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라도 즉시 불을 소화할 수 있도록 소화기 비치 및 사용요령을 평소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는 7080유흥주점 화재의 경우 내부의 사람들이 비상구의 문을 열지 못해 피해가 컸던 점이다. 당시 건물 내 불이 나자 폭이 좁은 비상구 통로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앞쪽에 있던 사람이 비상구의 문 손잡이를 찾지 못하고 유독성의 짙은 연기 흡입에 의해 쓰러지자 병목현상으로 뒤따르던 사람들도 피하지 못하고 화를 당했다.

고열의 유독성 연기는 몇 모금만 흡입해도 곧바로 쓰러지고 기도화상을 당해 짧은 시간에 사망하기 쉽다. 만약 화재 당시 대피하던 사람들 중 맨 앞에 있던 사람이 비상문을 바로 열었다면 그렇게 많은 인명피해가 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어떤 장소에 있든지 간에 우리는 즉시 탈출할 수 있는 피난동선과 비상구를 열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셋째는 우리의 화재에 대한 안전의식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의식은 행동을 지배하므로 안전의식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 대부분의 소방관은 업소나 숙박시설 등을 이용할 경우, 먼저 비상구와 비상계단 등을 확인한다. 이는 화재현장에서 비상구로 탈출하지 못해 사망한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묻지마 범죄 등이 증가하고 정신질환자가 많은 현실에서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지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소화기 사용요령 및 비상계단이나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지 살피고 비상구를 열어보는 안전의식을 가진다면 갑작스런 화재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안전은 아무리 지나쳐도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용일 군산소방서 지휘조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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