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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조사만 5번째…학대 피해 장애인, 2차 피해 '논란'
똑같은 조사만 5번째…학대 피해 장애인, 2차 피해 '논란'
  • 엄승현
  • 승인 2019.06.16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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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장애인시설 피해 장애인들 대상 국가인권위, 경찰, 장수군, 전북도, 민간 등 수차례 조사
장애인단체 관계자 “각 기관들이 따로 조사하는 경우 드물어...2차 피해 가능성 있어”
행정기관 “산별적으로 신고 들어와…피해장애인들 또 다른 피해 입지 않게 노력” 해명

장애인시설에서 학대받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조사가 지자체와 관련기관, 경찰까지 따로 이뤄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억하기도 싫은 학대의 기억에 대해 각 기관별로 피해조사를 하다보니 2차피해로 이어지거나 인권침해의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장수군 A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발생한 발달 장애인 학대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와 경찰, 장수군, 전북도, 민간 등에서 수차례 조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A 장애인 거주시설 이사장과 그 가족들이 발달 장애인들을 학대했다는 진정서가 인권위와 장수군청으로 제출된 후 인권위와 장수군은 개별적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경찰도 피해장애인들을 조사했다.

조사를 끝낸 경찰은 지난 5월 13일 해당 장애인 시설의 이사장과 원장 등 3명을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입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인권위와 전북도, 장수군에서도 피해 장애인들에 대한 조사와 시설에 대한 감사 등을 따로 벌였다. 또 지난 7일에는 전북도가 해당 피해시설 민간대책위 요구에 따라 2박 3일간 학대 및 탈시설 욕구에 대한 치유 등의 프로그램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지난 5월 말에는 검찰이 경찰 기소의견에 대해 “장애인들의 진술이 불명확하다”는 취지로 재지휘를 하면서 경찰은 피해 장애인들을 상대로한 재조사와 진술 등을 다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애인 시설에서 학대 논란이 일어난 이후 3개월여의 시간 동안 해당 시설 장애인들은 최소 5번 이상 공공기관 등지에서 피해 관련을 진술하거나 조사를 받은 셈이다.

앞으로도 검찰 재지휘에 따른 재조사와 검찰 단계 조사, 기소 시 법원 재판에서 피해자 조사 등 최소 7차례, 그 이상 피해조사가 더 이뤄질 수도 있다.

서울의 한 장애인기관 관계자는 “이렇게 개별적으로 조사가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일반적으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개별적으로 조사가 들어갈 경우 피해 장애인들에게 2차 피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한 기관에서 전담해 조사하고 있으며 추가로 나머지 기관들 역시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상호 교류 등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북의 한 장애인기관 관계자 역시 “이러한 실태는 발달장애인이 지능적으로 낮다는 편견에 의해 자행되는 2차 폭력으로 발달장애인들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 등 관계자들은 “각 기관에 개별적으로 신고가 접수돼 서로 조치를 하다 보니 발생한 것 같다”며 “현재는 불필요한 조사 등을 줄이기 위해 관련 기관 간 사안들을 공유하고 피해 장애인들이 또 다른 피해를 입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현재 해당 장수 시설은 장수군청에 의해 행정처분으로 폐쇄 명령이 내려진 상태이며 피해 발달장애인들은 욕구 조사 등을 통해 타시설로 옮겨지거나 가정으로 돌아가기 위한 등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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