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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이바구 타령
새끼 이바구 타령
  • 기고
  • 승인 2019.06.1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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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일 국제 PEN한국본부 이사장
손해일 국제 PEN한국본부 이사장

세상만물의 자체 생존 본능과 종족보존의 결과물인 <새끼>는 참으로 위대하다. 태초에 하나님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셨지만, 우주 순행의 원리로 새끼들이 새끼줄처럼 새끼 쳐서 세상이 유지되고 활력을 되찾는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서부터 단세포 하등동물인 아메바나 바이러스 박테리아 까지도 새끼로 끝없이 생성 진화함으로서 세상은 잘도 돌아간다.

지구촌의 급격한 기후 환경변화와 천재지변 또는, 인간의 몰지각한 환경 파괴로 어느날 갑자기 생물이 멸절된다면 지구는 우주의 하찮은 광물 떠돌이별로 전락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무심코 쓰는 새끼라는 말은 그 뜻의 숭고함과 역할의 다대함에도 불구하고 동물과 연결될 때는 ‘XX새끼’로 저속한 욕설이 되기도 한다. 새끼타령을 더 해보자면...

태양계는 광대무변한 우주 은하계의 지극히 작은 행성의 새끼일 뿐이다. 지구 역시 우리가 학창시절 외우던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 명 순으로 태양계의 새끼 위성 9개중 하나이다. 그런데 맨끝 명왕성은 달보다도 크기가 작고 밝지 않다는 이유로 2006년 8월에 테양계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했다. 그대신 어느날 숨겨둔 자식이 불쑥 나타나 친자확인을 주장하듯이 기존의 명왕성이 빠지고 새로 발견된 케레스, 케런, 제나가 추가되어 태양계의 행성 서열도 바뀐 것이다.

‘케레스’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풍작의 여신, ‘케런’은 그리스신화 중 저승 스틱스강의 뱃사공, 제나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전사 이름이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태양계 행성 서열은 수, 금, 지, 화, (케레스), 목, 토, 천, 해, (케런), (제나) 11개로 개편되었다. 이밖에 각행성의 혼외정사 새끼들인 살별과 별똥별들은 또 얼마나 명멸하며 허공으로 사라지는가.

인류는 아담과 이브의 새끼이다. 나는 2천여년 전 신라 6부촌인 무산 대수촌장 구례마 할아버지의 까마득한 77세손 밀양 손씨이다. 서양의 성명중 대종을 이루는 ‘00슨(son)’ 씨리즈는 말그대로 아무개의 아들 이란 뜻이다. 예컨대 존슨은 존의 아들. 닉슨은 닉의 아들, 사무엘슨은 사무엘의 아들이란 얘기다. 러시아나 구 소련권의 ‘00스키’라는 이름도 영어권의 ‘00슨’과 같은 맥락이다. 브레즈네프의 아들은 브레즈네프스키, 차이코프의 아들은 차이코프스키라는 식이다. 그런가하면 나폴레옹 3세, 엘리자베스 2세, 헨리 8세 라는 식의 숫자로 후손들의 가계 혈통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우리말의 동물 새끼 이름들이 다채로와 새겨둘만 하다. 예를 들면 호랑이새끼는 개호주, 곰새끼는 능소니, 소새끼는 송아지, 암소 뱃속 탯송아지는 송치, 말새끼는 망아지, 숫나귀와 암말 잡종은 버새, 닭새끼는 햇병아리, 꿩새끼는 꺼병이라 부른다.

알배기 물고기 암컷들도 수컷 이리(精)를 받아 새끼를 낳고 감돌고기는 꺾지에게 탁란하기도 한다. 물고기 새끼 이름을 몇 개 열거하자면 풀치는 갈치새끼, 껄데기는 농어새끼, 꽝다리는 조기새끼, 간자미는 가오리새끼, 고도리는 고등어새끼를 말한다.

푸성귀와 나무들도 홀씨로 날리고 줄기로 뻗어 짙푸르고 누렇고 빨간 아름다운 채색 강산을 만든다. 민들레처럼 홀씨로 바람에 날리거나 겨우살이나 버섯종류는 나무에 기생하거나 포자로 뿌리박고 성장한다. 하다못해 미물 박테리아 바이러스도 포자로 새끼 치고 퍼지고 날리니 오오, 까마득한 날에 궁창이 열리고, 동네아낙의 입방아 소문까지 날개를 달아 새끼를 치는구나. 하나님의 섭리대로 만물이 새끼를 쳐서 날로날로 번창하니 복 있을 진저, 새끼들 천국이여!

 

/손해일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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