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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원혼 유월 뻐꾸기
6·25 원혼 유월 뻐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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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2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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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옥 (사)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
류희옥 (사)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

그해 여름, 아버지는/ 세상에 왜 이리 춥느냐며/ 솜이불을 덮으셨고/ 어머니는/ 애성받친 메아리만 삼키며/ 산으로 들로 휘젓고 다니셨다// 끝내/ 형은/ 피다 그친 꽃잎 그대로/ 아카시아 우거진 무너미 계곡에서/ 일곱 개의 총알이 박힌 채/ 한 마리 뻐꾸기가 되어// 아버지는/ 시신에 박힌 총알을 빼내시고/ 칼끝에 묻어난 시혈을 삼켜/ 피멍진 가슴 쥐어뜯으며 속울음만 꾹꾹 울다가/ 그 이듬, 이듬해에 또/ 한 마리 뻐꾸기가 되어// 홀로 남은 어머니는/ 영영 치유하지 못할 가슴앓이/ 등피만 닦다가/ 다시는 울지 말아야제, 다시는 울지말야야제/ 한 맺힌 통일을 노래하다 또다시/ 한 마리 뻐꾸기가 되어// 오늘도 저렇게 가시나무 가지에 앉아/ 뻐꾹뻐꾹 달무리를 짓는다. - 「유월 뻐꾸기」

(1990 『현대문학』 8월호 발표, 『月刊文學』 9월호 이달의 작품 선정)

이인복 숙명여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柳熙玉의 「유월 뻐꾸기」는 현대 한국사에서 유월이라는 시간 속에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뻐꾸기의 寃魂으로 바뀌어갔는가를 노래한다. 시간이란 한 번 흐르면 결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일회적인 것인데 우리 인간들은 그것을 순환개념으로 바꾸어 도막쳐 놓는다. 여기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생기고 밤낮이 생긴다. 유월달이 생기는 것, 20세기, 21세기가 생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번 흐르고 그만인 시간이라면 유월 뻐꾸기가 작년에도 울고 금년에도 또 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형님 뻐꾸기는 해마다 유월이면 찾아와 울더니 아버지 뻐꾸기와 어머니 뻐꾸기까지 만들어 냈는가를 따져 묻는다. 이 詩人의 물음에, 이 시인과 같은 시대, 같은 시간을 누리고 있는 우리들은 무엇이라 대답할 것인가? 시간이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시원스럽게 대답할 수 없는 우리들은 이 해답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 그 해답이 유보되어 있는 동안, 유월 뻐꾸기는 내년에도 내명년에도 우리들 가슴 속에서 달무리를 지으며 울 것이다. 라고 평했다.

6·25가 발발한 지도 어언 칠십 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러나 어릴 적 어머니의 통곡과 배고픔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지난 6일 현충일날 문재인 대통령이 거론한 김원봉 관련 서훈 자격 논란이 정치권에서 일고 있다. 이를 본 6.25 세대들은 마음이 편치 않음이 사실이다. 김원봉은 일제 강점기 의열단을 조직하고 광복군 부사령관 등을 지낸 인물이다. 하지만 이후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고위직까지 지내, 그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논쟁이 적지 않다. 그런 자를 6.25도 겪어보지 않은 자들이 서훈 추서 등등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2018년 4월 개정된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 기준에 ‘북한정권 수립에 기여 및 적극 공조한 것으로 판단되거나 정부수립 이후 반국가 활동한 경우 포상에서 제외 한다’고 명시돼 있다.

북한은 6.25 침략을 감행하여 동족 400만 명을 살상시키고 민족 전체를 참화에 빠뜨렸다. 더 나아가 천안함과 연평도, 금강산 등에서 폭침, 폭격, 총질을 감행해 왔다. 그러고도 모자라 우리 민족 수백만을 살상시킬 핵무기를 만들어 배치하고 위협하는 현실이다. 그런 체제를 만든 주역에게 훈장을 수여한단 말인가. 참으로 천인공노할 일이다. 6.25 전쟁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려고 순국한 호국영령들이 무덤을 박차고 벌떡 일어날 일이다.

 

/류희옥 (사)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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