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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마음 산길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마음 산길
  • 기고
  • 승인 2019.06.25 20:1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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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라 오동잎이 손을 까붑니다. 초입 오르막길, 자일처럼 칡덩굴이 늘어져 있습니다.

“떡갈나무 숲속에 졸졸졸 흐르는”, 아무도 모르라고 휘파람새가 휘파람을 붑니다.

허방을 짚은 게 저라는 듯 노랑나비 한 마리 배틀배틀 앞장섭니다.

딱새가 남겨둔 버찌와 산딸기 몇 개 입에 넣어봅니다.

핸드폰이 울리다 끊깁니다.

한나절쯤 세상을 끊으라는 양 불통입니다.

사드락 사드락 발걸음 소리가 꼭 쌀 씻는 소리 같습니다.

재 너머 어디선가 뻐꾸기가 울고, 갈참나무 사이로 보이는 저수지가 겨우 손바닥만 합니다.

한 발짝 물러서서 보니 세상이 생각보다 참 작습니다.

망초꽃에 싸리꽃, 꽃다발을 건네받는 사람의 얼굴이 자귀 꽃처럼 붉습니다.

돌아오는 길, 길 가운데 그령을 그러매 둡니다.

내 그림자가 먼저 발목 잡혀 주저앉았으면 좋겠습니다.

편백숲 속 하나뿐인 벤치에 나란히 앉습니다.

반 남은 물병에 꽂은 꽃다발이 곱습니다.

두고 가는 마음 찾으러 ‘마음 마을’ 산길에 금세 오고야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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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좋은날엔 2019-06-28 08:10:50
초록초록 산책길이 예쁘네요.
저길 끝 돌아가면 어떤 풍경이 기다릴까요?
졸졸 흐르는 계곡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맑은 물에 발 담그고 넉넉한 자연의 품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어 詩 한 수 낮게 읊조리면
상기된 뺨을 스치는 바람도 시원 상쾌하겠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또바기 2019-06-27 19:59:30
숲속 작은길에
더 많은 풀들이
더 많은 새소리가
더 많은 들꽃이 피어 있네요
헝클어진 시간 훅 던지고
굽어진 흙길 따라, 산길 따라
걷고 또 걷고 더 걸어 가렵니다
잃어 버렸던 마음 찿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