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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전주종합경기장은 숨 쉬고 있다
[특별기고] 전주종합경기장은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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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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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체육평론가
이인철 체육평론가

최근 전주시 종합경기장에 대한 논쟁이 목불가견(目不可見)이다. 3만 7천여 평의 부지, 시가 5천억 원에 이르는 노른자위 금싸라기 땅. 누구에게나 호기심을 끌 만한 매력덩어리 땅이 아닐 수 없다.

이 땅은 예부터 전주천, 노송천, 관선천의 물줄기를 생명으로 삼아 전주시민을 살려온 문전옥답(門前沃畓)이었다.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전주관찰사의 관아도 이곳에는 설치할 수 없도록 하였고, 후백제 견훤이 ‘이 고장 전주에 사평리 들판(현 전주종합경기장)이 없었다면 과연 어디서 식량을 조달하였을지’걱정했다고 하는 바로 그 땅이다.

세월이 흘러 1963년 제44회 전국체육대회를 전주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당시 인구 17만 명, 소득 수준 2백 달러, 8040 문맹… 이런 악조건에서 열흘 간 1만4천여 명의 외지인을 먹이고 재워야 했다. 일반적인 산술로는 도저히 계산이 안 나오는 모험 중의 모험이었다.

난관 앞에서 250만 도민은 일제히 궐기했다. 이제야말로 ‘우리 전북의 진면목을 보여주자!’고. 시골 초등학생은 1원, 도시 초등학생은 2원, 시골 중고등학생은 2원, 도시 중고등학생은 5원, 공무원 50원, 특히 오물수거(일명 똥장사) 고아원의 5백 원 기부부터 삼양사 총수 3천만 원(이치백 선생 증언)에 이르기까지 총사업비 8천백 원 중 국·도비 보조금을 제외한 40%의 자금을 단기간에 모금하였다.

1963년 4월에 착공한 종합경기장은 전 도민이 역사하는 가운데 동년 10월에 완공되었다.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은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하더니만 나는 이곳에서 그 실체를 보았다”고 치사하였다. 그렇게 일심으로 준비한 체전은‘인정체전’이라는 새로운 말을 남기고 성료 되었다. 국가는 모든 사후감사를 면제해 주었고 종합경기장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의 기념동상이 세워졌다.

<우리 전라북도의 온 도민은 이 겨레의 아들 딸들이 이 자리를 통하여 보다 날쌔고 빠르며 또한 튼튼하고 건강하고 굳건하며 어려움을 참고 몸과 마음을 다듬어 나라와 겨레 그리고 내 고장을 복되고 맑고 밝게 하는 데 이바지하도록 우리의 마음과 마음을 모으고 힘과 정성을 기울여 이 종합경기장을 마련함이니 이 땅의 아들과 딸들이여 우리의 뜻을 영원히 저버리지 말라. 그리고 세월과 역사는 이것을 지켜 비와 바람으로 하여 이지러지지 말게 해다오. 1963년 10월 4일 전라북도지사 김인>

이 글은 왕신여중고 설립자 이기동의 기증으로, 원광대 배형식 교수가 만든 동상에 지금도 새겨져 있다.

이와 같은 진실한 공간이 정치행정가들에 의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유린되기 시작했다. 2005년 당시 전주시장은 종합경기장 수당문을 철거하고 도민체전이 열리는 현장에 경전철을 전시하였다. 종합운동장의 의미도 조금씩 훼손되기 시작했다. 더불어 전주시는 당시 전북도지사에게 ‘대체운동장’ 건립을 약속하고 종합경기장 사업권을 양도받았다. 이후 당시 전주시장이 도지사가 되고 새로운 전주시장이 취임하면서 전임시장의 계획을 백지화하였다. 그리고 그 자리에 현대식 종합문화시설인 컨벤션센터를 건립하고 쇼핑몰을 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도민의 간절한 소망이나 시민의 여론은 참고하지 않았다.

2014년에 새롭게 취임한 현재의 전주시장은 종합경기장의 역사적 의미를 재발견하고 전임시장이 펼친 롯데쇼핑몰과 건립사업을 거부하게 된다. 당시 시장의 변은 이러하였다. “250만 도민의 성금으로 축성된 전주의 심장터를 어느 특정계층의 영리를 위하여 제공할 수 없다. 도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 그러면서 천만그루 나무심기와 더불어 열섬현상 해소와 생태도시 구현을 위한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수반하여 전주정신과 가치창조를 위해 종합경기장을 ‘미래유산’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게 되었다. 학계(전북대학교 무형문화연구소)에서도 전주시 미래유산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면서 전주종합경기장을 미래유산 지정 1호로 발표하였다.

너무 길게 늘어놓았다. 전주종합경기장은 동네 앞 풀밭이나 쓸모없이 버려진 땅이 아니라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더욱이 행정가들의 줄자에 맞추어 마음대로 재단하거나 콩 타작 하듯이 두들겨 팰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각론에 매달려서 총론을 저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

때마침 전주 특례시 지정 운동이 맹렬하다. 특례시 개념은 천 년 만에 ‘뒤집어지는 전주’의 모습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충청권, 전남권에 끼어서 숨쉬기조차 어려웠던 우리의 삶을 개선하고 4만불 소득으로 향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자는 것이다. 이러한 때 전주종합경기장의 가치는 적지 않다.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적극적이고 역발상적인 시각으로 미래전주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묻고자 한다. 개발업체는 종합경기장의 진행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무슨 손해를 입었는가. 또한 행정은 무슨 연유로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가. 좀 더 투명한 진행을 우리 도민과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지금도 종합경기장은 숨을 쉬고 있는 유기물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인철 체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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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caler 2019-06-25 20:41:43
잘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전해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글이란 그 뜻이 분명해야 하는법! 말씀하고자 하는 논지가 무엇인가요? 도민의 의지와 힘으로 만든 곳이니 보존해야 한다는 것인가요? 아니면 내고장을 복되고 밝고 맑게 한다 했으니 시대에 맞게 새로운 시설을 짓자는 것인가요? 원로님들은 모호하게 글뒤에 숨지 마시고 자신의 명확한 의견을 내주세요. 전반부와 끝은 보존의 의미인듯 한데 중간에 특례시와 4만불이야기는 서로 맞지 않습니다. 1963년 금싸라기 전답을 갈아엎고 경기장지었을때 서러웠던가요? 지금 50년도 지난 초라한 경기장은 더이상 도민의 자랑이 아닙니다. 서울 동대문운동장 부수고 디자인플라자지으니 모멸감이 느껴지던가요? 시대를 읽으셨으면 합니다. 초가집부수고 벽돌집짓는다면 축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