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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민의 정직성 실험
세계 시민의 정직성 실험
  • 권순택
  • 승인 2019.06.26 2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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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지난 20일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흥미로운 연구논문이 게재됐다. 미국 미시건대와 유타대, 스위스 취리히대 공동연구팀이 세계 시민들의 정직성 실험을 한 결과가 실렸다. 공동연구팀은 세계 40개 국가 355개 도시에서 ‘잃어버린 지갑 찾아주기’ 실험을 했다. 실험 대상자는 우체국 호텔 병원 문화관련 기관 등 공공기관과 민영회사 사람들이었다. 돈이 들어 있지 않은 지갑과 13.45달러(1만6000원 상당)가 들어 있는 지갑, 그리고 94.15달러(11만원 상당)가 든 지갑 등 3종류, 1만7303개의 지갑을 사용해 정직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갑에는 돈뿐만이 아니라 열쇠와 명함 등도 함께 넣었고 직접 실험 대상자들에게 분실 지갑이라면서 건네주는 방식으로 실시했다.

실험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연구팀은 지갑에 돈이 많을수록 사람들이 챙기려는 의도가 강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지갑에 돈이 많을수록 돌려주는 비율이 높았다. 돈이 없는 지갑의 회수율은 평균 40%에 그쳤지만 13.45달러가 든 지갑은 51%, 94.15달러가 든 지갑은 72%로 회수율이 높아졌다. 지갑 회수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스위스였고 노르웨이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이 뒤를 이었다. 회수율이 낮은 국가는 중국 모로코 페루 카자흐스탄 케냐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험은 ‘사익이 행위를 이끈다’는 고전적 경제 논리를 반박했다. 오히려 분실 지갑에 돈이 많을수록 사람들이 정직해졌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둑으로 비치지 않으려는 심리가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람들이 사익보다는 다른 사람들한테 어떻게 보일지, 즉 자신의 이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번 실험 대상국에서 한국은 빠졌다. 우리도 정직성 실험대상에 포함됐으면 아마 상위권에 랭크되지 않았을까. 체면과 도리, 양심을 중시하는 우리 국민성을 보면 돈 지갑 회수율은 매우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정직성 실험을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자못 궁금하다. 방금 한 말도 부정하고 약속은 파기하기 일쑤고 금방 들통날 거짓말도 거리낌 없이 해대고… 내년 21대 총선에서는 선량들의 선택기준으로 정직성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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