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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기업·노동계 “법 조성됐지만 기업 내 제도적 장치 마련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기업·노동계 “법 조성됐지만 기업 내 제도적 장치 마련부터”
  • 최정규
  • 승인 2019.07.16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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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행위가 해당하는지 놓고 현장 혼란 불가피
전북직장갑질 119에 1년간 400~500건 상담 이뤄져

지난해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갑질,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 폭행과 각종 갑질, 보네르아띠 황준호 대표의 갑질 논란 등 연이어 불거진 직장 내 괴롭힘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이런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해 16일 근로기준법 개정안(일명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다. 개정안 시행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직장 내 부당행위가 근절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정된 근로기준법 상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노동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노동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지칭한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직장 내에서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는 것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는 것 △그 행위가 노동자한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등으로 이 3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법에 저촉될 수 있다.

특히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는 구체적이고 반복적으로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등 인간관계에서 용인될 수 있는 부탁의 수준을 넘어 행해지는 사적 용무 지시 등이 해당된다. 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폭언·욕설을 수반한 업무지시도 해당된다.

다만 법에 명시된 직장 내 괴롭힘 개념과 요건 등이 모호한 만큼 어떤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되는지를 놓고 당분간 현장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형윤 한아름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성희롱, 추행 등과 같이 피해자의 당시 상황과 감정이 주된 이유가 법령에 접촉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평소 지휘관계에서 업무의 적정성 여부, 구체적 상황에서 언행에 따라 적용범위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법이 시행된 가운데 전북지역에서도 직장 내 갑질이 만연한 실정이다.

전북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총 400~500건의 직장 갑질에 대한 상담이 이뤄졌다. 경찰도 같은기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법 행위로 110명을 적발했으며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기업과 노동계는 “법에 의지하지 말고 문화와 기업 내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00곳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대한 기업인식과 대응’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해선 법적 조치보다 기업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기업 95.7%가 ‘법적 조치보다 기업문화 개선이 우선’이라고 답했고, ‘법적 조치가 기업문화 개선보다 우선’이라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강문식 민주노총 전북본부 정책국장은 “부당해고를 하지 못하도록 법령을 제정해놨지만 현장에서는 아직도 버젓이 부당해고가 이뤄지듯이 법률 제정보다는 인식변화와 제도적 장치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잘 안착하기 위해서는 회사와 동등하고 대등하게 대화와 교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식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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