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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구 혼 뺀 ‘비격진천뢰’ 특별전
왜구 혼 뺀 ‘비격진천뢰’ 특별전
  • 권순택
  • 승인 2019.07.1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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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서애 류성룡이 기록한 징비록(懲毖錄)에는 임진왜란 당시 통쾌한 전투장면이 나온다. 1592년 9월 왜군에 함락당한 경주성을 탈환하기 위해 경상좌도병마절도사 박진이 성 안으로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를 쐈다. 왜적들은 이게 무엇인지 몰라 서로 다투어 구경하려고 밀고 당기면서 만져보는 중에 갑자기 포탄이 폭발했다.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고 쇳조각이 별처럼 부서져 흩어지면서 즉사한 사람이 30여 명이나 됐다. 혼비백산한 왜군은 경주성을 버리고 서생포로 달아났다. 경주성 탈환뿐만 아니라 진주성대첩과 행주대첩 한산도대첩 등 주요 전투에서 조선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비격진천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의 첨단 비밀병기인 비격진천뢰가 지난해 10월 고창 무장읍성(사적 제346호)에서 무더기로 발견돼 주목받고 있다. 발굴을 맡은 호남문화재연구원이 무장읍성 내 수혈(竪穴·구덩이)유적 등에서 비격진천뢰 11점을 찾아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비격진천뢰 6점은 모두 폭발후 탄피만 남아 있는 것이지만 무장읍성에서 찾아낸 것은 내부에 화약이 남아있는 원형 그대로여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비격진천뢰는 임진왜란 발발 1년 전인 1591년 화포장 이장손이 개발했다. 크기는 지름 21cm, 무게는 17∼18kg 정도로 원형의 무쇠 속에는 화약과 쇳조각, 발화 장치인 죽통(竹筒)이 있다. 죽통에는 폭발 시간을 조절하는 도화선이 들어 있어 약 500∼600m까지 날아가도 폭발하지 않도록 한 게 비결이다. 중국도 진천뢰라는 무기가 있었지만 폭발 시간을 조절하는 죽통이 없었기 때문에 직접 던져서 사용했다.

고창군과 호남문화재연구원이 고창 무장읍성에서 찾아낸 비격진천뢰의 전모를 밝힌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1차로 비격진천뢰의 과학조사와 보존처리를 맡은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지난 16일부터 10월 25일까지 개최하고, 2차로 발굴지인 고창 고인돌박물관에서 오는 10월 25일부터 12월 22일까지 열린다. 이번 조선무기 비격진천뢰 특별전에선 고창에서 발견된 11점과 보물 제860호로 지정된 기존 유물 5점 등 16점의 출토 현황과 규격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비격진천뢰를 쏘는 화포인 완구(碗口) 3점도 선보인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최첨단 과학기술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 조선의 비밀무기 비격진천뢰처럼 최근 일본의 경제전쟁 도발에 온 국민이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다시는 대한민국을 얕잡아 보지 못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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