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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수확 후 품질관리기술로 ‘스마트 유통’을
농산물 수확 후 품질관리기술로 ‘스마트 유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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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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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석 농촌진흥청 차장
황규석 농촌진흥청 차장

언제부터인가 외국산 바나나, 오렌지, 망고, 체리 등이 계절에 관계없이 우리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수입산 과일 소비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지만, 한 사람이 일 년동안 소비하는 과일의 양은 한정적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은, 외국산에 밀린 국내산 과일과 채소의 소비는 어떤 방법으로 지켜낼 수 있는가이다. 해답은 ‘수출’에서 찾을 수 있다.

산업화 시대에는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일에 치중했다. 그 이후 농산물 수출에 대한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수확 후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수확 이후 철저하게 품질관리하고 수입국 현지에 도착해서 유통되는 전 과정까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수확 후 수출관리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중요해졌다. 그래야만 현지에서 상품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장기적으로 높은 무역장벽을 넘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딸기는 이동기간 동안 물러지기 쉬워 동남아 시장에 선박으로 수출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수확 후에도 쉽게 물러지지 않도록 온습도를 관리하고, 기능성 포장재를 사용하면서 단단한 과육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선박으로 5~7일 정도 걸리는 동남아 시장도 충분히 수출이 가능한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수송 전처리 기술을 적용한 딸기는 신선도 유지기간이 늘어나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되며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딸기에 기술을 적용해 부패를 늦추고 덜 물러져 수확 후 15일 이상 신선도를 연장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엽채류의 안정적인 수출 길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현지까지 신선함을 유지시키는 선도유지 저장유통기술이 중요하다. 선박으로 수출할 경우 엽채류는 온?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품목마다 수송환경에 맞게 수확 후 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 지난 2017년 3월, 상추, 시금치, 깻잎 466kg이 처음으로 배에 실려 싱가포르에 수출되었다. 당시 상추는 예비냉장을 한 다음 초미세 천공필름으로 소단위로 포장했고, 시금치는 뿌리부분을 세척한 후 수분손실을 막기 위해 파라핀코팅 신선지를 덮고 상자로 포장했다. 저온에 취약한 깻잎은 상자위에 알루미늄 필름을 덮어 온도가 낮아지는 것을 방지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수확한지 13일이나 지나서야 싱가포르에 도착한 엽채류 3종은 신선한 품질이 유지됐다.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수확 후 관리기술을 접한 현지 수출관계자들도 엽채류 선박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농산물은 수확 후에도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노화속도가 빨라진다. 이를 지연시키고 억제 할 수 있는 다양한 수확 후 관리 기술들을 접목하면 신선도가 연장되어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나라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 농산물 수출에 관한 정책, 연구, 품질관리, 검증, 모니터링 등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양질의 품종으로 좋은 환경조건에서 최적의 농산물을 생산해 내는 ‘스마트 팜’도 중요한 일이지만 생산된 농산물의 품질을 고도로 관리 할 수 있는 ‘스마트 유통’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현재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는 외국산 과일들이 미국, 칠레 등 머나먼 나라에서 어떠한 수확 후 품질관리를 통해 상품성을 유지하여 수출이 가능했는지도 벤치마킹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농산물도 철저한 수확 후 품질관리에 힘써 수출 길을 넓혀야 할 것이다.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해외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황규석 농촌진흥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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