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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이 꽂힌 뒤에 과녁을 그려서야
화살이 꽂힌 뒤에 과녁을 그려서야
  • 기고
  • 승인 2019.07.23 20:39
  • 댓글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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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친일 아닌 극일의 과녁
당내투쟁보다 국가비전 과녁
모두 공감하는 자사고 과녁을
김성중 객원논설위원
김성중 객원논설위원

지역과 국내, 그리고 한국과 일본 간 갈등과 대립이 전례 없이 격해지는 모습이다.

도내에서는 전주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여부를 둘러싸고 김승환 교육감과 반대 진영의 싸움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곧 있을 교육부의 최종 결정이 나오면 후폭풍도 불가피하다.

전북의 다수당인 민주평화당은 정동영 당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유성엽 원내대표가 이끄는 반 당권파가 분당에 가까운 다툼을 벌인다. 정운천과 김관영이 속한 바른미래당도 폭력사태를 동반한 당권 쟁탈전 양상이 격렬하다.

정국은 정국대로, 정당은 정당대로 조율과 협치를 상실한 날들이 계속된다.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 결과는 진전은커녕 전선 확대로 이어졌다. ‘동물국회’라는 비판이 다시 등장한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분쟁 대응에도 벅찬 한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공격에 우왕좌왕이다. 일본은 ‘수출 규제’라지만 한국은 ‘경제 보복’, ‘경제 도발’, 나아가 ‘경제 전쟁’으로 여긴다. 심지어 ‘신 임진왜란’으로도 받아들인다.

중요사안마다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국민대표들의 모습에 걱정과 시름이 깊어진다.

옛적에 무예에 능한 왕이 민가를 순찰하다 깜짝 놀란다. 누군가 쏜 화살이 작은 동그라미 정중앙에 꽂힌 것을 보고서다. 왕은 주민들에게 물었다. 이 동네에 신궁이 사느냐고. 주민들은 웃으며 답했다. 신궁이 아니라 바보가 살고 있다고. 왕이 무슨 말이냐고 되묻자 들려준 말을 이랬다. 그려진 동그라미에 활을 쏘는 게 아니라 화살을 쏜 뒤 꽂힌 곳에 동그라미를 치는 것뿐이라고.

얘기인즉 화살이 꽂힌 뒤 그 곳에 과녁의 중심을 그려 넣으면 신궁이 된다는 우화다. 이는 화살이 꽂힌 곳과 동떨어진 곳에 과녁을 그리면 천하에 신궁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과녁이 바늘귀만큼 작으면 신궁이 나기 힘들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전주 상산고 사태도 이와 유사하다. 김승환 교육감은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화살이 꽂힐 곳(79.61점)을 예상한 듯 과녁을 아주 작게 했다. 이는 상산고 화살이 당초부터 합격점(80점)을 맞힐 수 없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전국 자사고 재지정 기준 70점은 김 교육감의 과녁이 바늘구멍이었음을 보여준다. 학부모와 정치권의 반발과 형평성 상실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정작 중요한 자사고 존폐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는 물 건너갔다.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다수 활동하는 정당도 오십보백보다. 민주평화당은 ‘제3지대’라는 무형의 과녁에 먼저 화살을 쏘자는 그룹과 훗날을 도모하자는 진영이 맞선다. 바른미래당도 내분이 격화되면서 당의 앞날이 안갯속이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도 상대를 향해 엄청난 화살을 퍼붓는다. 과녁 없이 무작정 독화살만 날리는 총력전이다.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비분강개가 난무한다. 그러나 시위를 떠난 화살들은 민초들의 가슴을 관통하며 실망과 분노를 촉발시킨다.

일본의 아베가 오랫동안 준비, 조준해서 쏜 화살이 정확히 한국경제의 급소에 꽂힌다. 갑작스러운 한 방에 우리경제가 초비상이다. 일본은 제2, 제3의 화살을 쏠 태세다. 우리에게는 준비된 과녁도 화살도 별로 없어 보인다.

화살이 꽂힌 곳에 과녁을 그려 넣는 일은 바보도 한다. 국민들은 정확한 과녁에 화살을 명중시키는 능력을 바란다. 정부와 정치권은 반일(反日)이나 친일(親日)의 과녁이 아닌 극일(克日)의 과녁에 힘을 합해 활시위를 당겨야 한다. 민주평화당도 바른미래당도 당내투쟁보다 국리민복의 과녁을 먼저 설정해야 맞다. 늦었지만 김 교육감 또한 소통과 상대 존중을 통한 공감의 과녁을 제시해야 옳다.

궁여지책으로 너나없이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며 이래저래 서글프고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민초들을 생각하면 과녁의 중요성은 말과 글로 다하기 힘들다.

 

/김성중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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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 2019-07-24 23:08:59
맞는 말씀입니다.슬픈 현실입니다.
교육부라도 전북교육청의 불공정과 잘못을 바로잡아주시길 소원합니다.

ㅂㄷㅇ 2019-07-24 22:47:31
상산고는 무조건 부동의

너와는 달라 2019-07-24 20:08:23
무책임한 교육감 무능력한 교육청
이젠 교육부의 현명한 판단만 남았습니다
아이들한테 이젠 바른 모습을 보여주세요
ㄱㅅㅎ같은 교육감은 전북에만 있다고

주강1 2019-07-24 19:24:11
사악한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맞추어 과녁을 그린 교육감과 교육청 담당자의 잘못 인정과 책임지는 행동을 촉구합니다. 교육부장관님의 신속한 부동의 처리를 기대합니다

전북교육청 2019-07-24 17:52:58
김승환 빨리 사표내고 뭐 빠지게 도망가라.
너는 줄줄히 불법이 나오니까 토키는게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