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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 2019 시민기자가 뛴다] 에너지 적정기술
[참여&소통 2019 시민기자가 뛴다] 에너지 적정기술
  • 기고
  • 승인 2019.08.0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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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어김없이 그와 사이가 틀어졌다. 무슨 계절병처럼 여름이면 어김없이 그가 꼴도 보기 싫어진다. 그렇다고 진짜로 꼴이 안 보이면 불안하고 불편하다. 이 애증의 관계가 벌써 몇 년째 인지 모르겠다. 예전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여름이 다가오면 그가 참 성가셔진다.

8월, 햇살이 작렬한다. 폭염경보는 아침을 여는 루틴 같다. 요즘 같은 날엔 정말 태양이 원수 같다. 콘크리트 건물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겐 해가진 후에도 태양의 영향력이 사라지지 않고 날이 샐 때까지 지속된다.

기후변화의 위기와 도심 열섬, 에너지의 위협까지 더해져 에어컨만 빵빵 틀고 ‘나만 시원하면 돼!’를 외칠 수만은 없는 상황인지라 여름만 되면 꼴도 보기 싫어지는 태양을 피하는 삶의 기술에 관심이 간다.

 

△태양을 피하는 쿨루프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쿨루프 작업 장면. 사진제공=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쿨루프 작업 장면. 사진제공=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요즘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태양을 피하는 방법은 ‘쿨루프’다. 화이트루프라고도하는 이 방법은 지붕이나 옥상을 흰색으로 칠해 태양에서 쏟아지는 빛을 반사시키는 것인데 여름에 흰색옷을 입으면 검은색 옷을 입었을 때보다 덜 뜨거운 것과 같은 원리이다. 우리나라의 옥상은 대부분 어두운 색의 방수페인트를 칠해놓아서 건물이 뜨거운 햇빛을 고스란히 흡수하여 밤까지도 그 열기가 건물에 남아 열대야를 가중시키고 있다. 그런데 옥상에 적외선을 반사시키는 흰색 계열의 특수페인트를 칠해주면 차열 효과와 단열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어 낮 시간 실내온도를 4~5℃ 가량 낮출 수 있고 건물로 흡수되는 열기가 줄어들어 열대야를 낮추는데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반 방수페인트를 칠한 옥상이 태양광선을 20% 정도 반사시키는 반면 화이트 루프는 최대 85%까지 태양광선을 반사시키는데 두 옥상에 한낮의 표면온도를 측정해보면 최대 40℃까지 차이가 난다. 화이트 루프 프로젝트는 2010년 오바마 정부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전략으로 채택하면서 시작되었고 40여 개국으로 확산되며 그 효과가 증명되었다.

뉴욕시의 상공에서 바라보면 하얀 지붕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화이트 루프 오알지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상업건물 80%를 차열 지붕으로 시공한다면, 7조 3500만 달러의 냉방에너지 절감과 62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더위도 식히고 에너지도 절감할 수 있는 그야말로 신박한 적정기술이다. 전주시는 2017년 노후주택의 옥상에 시범적으로 지원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8년과 2019년 지속적으로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 가지 단점은 흰색으로 옥상을 칠할 경우 눈부심이 있다는 것인데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차단 효과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회색의 차열 페인트를 칠하기도 한다. 일반주택 옥상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지 않는 아파트 옥상이나 관리동의 옥상을 흰색 페인트로 칠할 경우 아파트의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멀티필름과 차양으로 더위를 잡자
 

어닝이 설치된 주택 모습. 사진제공=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어닝이 설치된 주택 모습. 사진제공=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태양을 피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단열필름과 멀티필름이 있다. 단열필름은 실내 창문에 부착해 여름철 태양열의 실내 유입과 겨울철 실내 열기가 외부로 새는 것을 막아주는 에너지 효율 기능이다. 태양열 차단으로 인한 단열효과로 냉방비를 절감해 주고 유해한 자외선 차단으로 가구나 옷의 변색도 방지해 주고 가시광선의 투과율도 조절해 시야 확보도 해준다고 한다. 태양빛이 싫지 않은 가을이나 겨울에 태양빛을 맘껏 느끼고 싶은 분들은 단열필름보다는 멀티필름을 설치하면 된다. 멀티필름은 블라인드 형태의 시공이 가능하며 자외선의 차단과 태양빛의 반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가격의 차이도 있지만 창문의 이용형태에 따라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번째는 매우 전통적인 방식인 차양이다. 요즘은 ‘어닝’이라는 세련된 차양을 설치하여 햇빛을 차단하고 실내로 들어오는 공기의 온도를 식히는 것이 보편적으로 활용된다. 건물 일층의 큰 창(또는 베란다) 뿐만 아니라 2층이나 3층의 창을 통해서는 실내가 더워진다. 이런 경우 햇빛의 각도와 창문 사이즈에 꼭 맞는 앙증맞은 어닝을 설치해주는 것만으로 한결 나아진 효과를 볼 수 있다. 유럽의 경우 창을 통해 들어오는 여름철의 햇살과 겨울의 바람을 막기 위해 덧문을 달기도 하는데 덧문이 부담스럽거나 익숙지 않은 우리 문화에서는 한옥의 처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어닝을 설치해서 건물의 미관도 좋게 하고 햇빛도 가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전주시와 전주 지속가능 발전협의회에서는 2018년에 이어 2019년도에도 시공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에너지 효율 제품 지원사업을 추진하였는데 올해는 36개소에 단열필름, 어닝, 실링팬 등의 에너지 제품을 설치하였다.

태양과 애증관계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뜨거운 여름에도 태양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2019년 1월 설치된 전주시민햇빛발전소가 바로 그것인데 전주시의 에너지 자립 목표의 달성과 탈핵에너지를 목표로 설치된 시민이 출자하고 운영하는 햇빛 협동조합이다. 전주시민햇빛발전소는 올해 이 햇빛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태양광발전의 일평균 시간을 3.2시간을 잡는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전주시민햇빛발전소의 태양광발전 평균시간이 4,5시간에 육박한다. 해 뜨는 날이 많아지니 시민들이 공유할 이익은 점점 커지고 있어 날마다 ‘I love sun’을 외치고 있다.

기후변화, 에너지의 자립, 미세먼지, 탈핵에너지 우리 도시가 추구하는 이 목표에 도착하기 위해서 도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적정기술들이 더 많이 보급되어야 한다. 지구적 목표뿐만이 아니라 가정경제에도 플러스가 되는 착한 기술이 시민들에게 더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강소영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강소영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강소영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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