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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구십 넷, 27년의 투쟁, 인권·평화운동가였던 여성 ‘김복동’
나이 구십 넷, 27년의 투쟁, 인권·평화운동가였던 여성 ‘김복동’
  • 천경석
  • 승인 2019.08.06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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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27년간의 투쟁 다룬 다큐멘터리
전북대 출신 송원근 감독 연출
8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개봉
사진제공=전주영화제작소
사진제공=전주영화제작소

“나이는 구십 넷, 이름은 김복동입니다.”

큰 강당 안,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작은 체구의 뒷모습은 우리네 여느 할머니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할머니의 굴곡진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면, 적어도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 이름의 무게가 무겁게 다가온다.

영화 ‘김복동’은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1992년부터 올해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했던 27년간의 여정을 묵묵히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1992년 부산 다대포에 살던 67세의 김복동 할머니는 자신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신고한다. 1991년 故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를 신고한 것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 송두리째 짓이겨진 인생을 사과받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는 없다. 일본은 국가가 아닌 민간업자에 의한 범죄일 뿐 다 끝난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한다.

영화는 사과 없는 일본을 향한 고발과 전쟁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김 할머니의 다양한 행적들에 방점이 찍혀있다.

특히 최근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에 맞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영화 ‘김복동’은 더욱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감독이 제작 이유로 밝힌 ‘역사의 한복판에서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비극이 없도록 하는 것’, 지금 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전북대 출신으로 이번 영화를 연출한 송원근 감독은 “김복동 할머니는 평소에 자신의 활동이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다시는 이 땅에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신념 하나로 고령의 아픈 몸을 이끌고 전 세계를 누비셨다”며 “할머니의 활동을 지켜보고 그 의미를 가슴에 새기도록 하고자 했다. 도도한 역사의 한복판에서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비극이 없도록 하는 것이 이 영화를 만든 이유”라고 밝혔다.

“다시 태어나면 엄마가 되고 싶다”며 누구보다 평범한 삶을 꿈꿨던 김복동 할머니의 마음은 스크린으로 남았다. 이제 남은 건 우리의 몫이다.

영화는 8일 개봉한다.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전주영화제작소 4층에 있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영화 상영 수익금 전액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쓰인다. 영화 ‘김복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현재 진행형으로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싸움에 동참하고 지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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