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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실경산수화전] 조선시대 우리 강산 여행
[조선 실경산수화전] 조선시대 우리 강산 여행
  • 서유진
  • 승인 2019.08.08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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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환 작품 '자운담'
김응환 작품 '자운담'

조선시대 선비들은 산수화를 벽에 걸고 방 안에 누워 산수를 즐기는 ‘와유(臥遊)’로 피서를 삼았다. 기암절벽 아래 폭포수가 쏟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파도가 소용돌이치는 산수화를 보고 더위를 잊는 즐거움을 누린 것이다.

조선의 선비들이 즐긴 푸른 산과 계곡, 바다를 담은 실경산수화 전시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9월 22일까지 열리고 있다. 화가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어,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 비롯해 김응환, 김윤겸, 강세황, 윤제홍 등의 17세기부터 19세기에 활동한 화가들의 실경산수화 360여점이 펼쳐진다.

전시는 4편으로 나뉘어져있는데, 1편 ‘실재하는 산수를 그리다’에서는 조선 실경산수화의 전통과 제작배경을 볼 수 있다. 조선의 실경산수화는 관료들의 모임을 그린 계회도나 별서도 등 다양한 회화적 전통과 풍수개념, 유교문화가 어우러져 있다.

2편 ‘화가, 그곳에서 스케치하다’는 화가가 유람 길에서 마주친 우리강산을, 현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으로 간략하게 초본을 그렸다. 풍경의 요점과 당시 느낀 감정을 화면에 써 놓기도 했다.

3편 ‘실경을 재단하다’에서는 화가가 여행 후 작업실로 돌아와 초본과 기억들을 바탕으로 자연경관을 완성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화가의 시점과 화첩, 두루마리, 부채 등 다양한 매체에 따른 구성과 편집과정을 알 수 있다.

4편 ‘실경을 뛰어넘다’에서는 우리의 금수강산을 자신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표현한 화가들의 독창적인 걸작들이 펼쳐진다. 화가들은 그림 속 우리강산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유하며 끊임없이 실험적으로 구사했다.

조선시대 왕 중에서 예술을 사랑한 왕을 꼽으라면 단연 정조다. 1788년 정조는 도화서화원 김홍도(1745~1806)와 김응환(1742~1789)에게 관동지역과 금강산을 50여일 유람하고 그림을 그리라는 어명을 내린다. 김홍도는 매우 빠른 속도로 그렸지만 섬세한 ‘해동명산도첩’ 32점을 남겼다. 김홍도와 동행한 김응환(1742~1789)은 금강산을 그린 ‘해악전도첩’ 60점을 완성한다. 김응환은 실경을 재현하기보다는 여백이 없이 화면에 기하학적인 선과 면으로 가득 채워 그렸다. 현대의 시선에서 봐도 그의 그림은 파격적이며 모던하다.

우리의 금수강산 곳곳에 숨겨진 보물 같은 절경을 다채롭게 구현한 조선의 화가들의 미감을 만끽한 전시였다.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선비들처럼 우리강산을 시적이고 격조 있는 유람과 함께 와유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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