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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사찰에 갇힌 ‘평화의 소녀상’…이전 검토 목소리
일본식 사찰에 갇힌 ‘평화의 소녀상’…이전 검토 목소리
  • 이환규
  • 승인 2019.08.14 2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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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8월 동국사 내 설치…공간 제한 ‘지적’

“군산에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이 소녀상이 주는 메시지가 시민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군산 동국사(일본식 사찰) 내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한정된 공간에 갇혀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산평화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지난 2015년 8월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수탈의 현장인 군산에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자손들에게 아픈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소녀상을 동국사 내에 설치했다.

소녀상은 한복 차림에 맨발인 17세 단발머리 소녀(157cm 크기)가 일본을 바라보는 청동형상으로 만들어졌다.

이 소녀상은 일본 조동종에서 한국 침략에 대해 용서를 빈 동국사 내 참사문비 옆에 자리하면서 나름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절 안에 위치해 있다 보니 소녀상에 대한 아픈 기억과 교훈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이곳을 찾은 관광객 위주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있다는 것.

이런 탓에 일제 강점기, 성노예의 삶을 강요당했던 소녀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설립 취지가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도 미지수다.

실제 소녀상을 세운지 3년이 지났지만 상당수 시민들조차도 존재여부를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지역 토박이 심경준 씨(40)는 “군산에 소녀상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며 “장소가 어디냐”고 오히려 반문할 정도였다.

또 다른 시민 역시 “소녀상이 세워진 줄 알았다면 한번쯤은 찾아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마다 소녀상의 의미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하나같이 광장이나 공원, 시청 등 대중들이 많이 찾거나 모이는 곳에 세운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상징하는 소녀상이 군산에 세워진 것에 환영하면서도 장소에 대해선 여전히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복웅 사)군산역사문화연구원장은 “긴 세월이 흘렀어도 이 땅에서 자행된 어린 소녀들에 대한 일본의 잔혹한 인권 유린을 어찌 잊을 수 있겠냐”며 “우리 민족의 한(恨)이 담겨져 있는 것이 바로 소녀상이다. 더욱이 당시 일본인들이 수없이 찾았던 일본식 절에 두는 것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많은 후손들이 직접 보고 알 수 있도록 옛 시청 광장 등 보다 넓은 곳으로 (소녀상을) 옮기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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