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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안전망 무너진 전주 쪽방 여인숙 화재
사회안전망 무너진 전주 쪽방 여인숙 화재
  • 전북일보
  • 승인 2019.08.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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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전주시내의 한 여인숙에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던 노인 3명이 화재로 숨진 것은 우리의 구멍 난 사회안전망을 그대로 드러냈다. 6.6㎡ 규모의 낡은 쪽방에서 생활하다 사고를 당한 3명 중 2명은 폐지를 주우며 월 10만원 정도의 수입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불이 난 쪽방 여인숙은 1972년 사용승인을 받아 72.9㎡ 규모에 11개의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노후 목조건물이지만 그동안 소방안전 점검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소방법에는 연면적 150㎡ 이상인 건물에만 소화기를 비치하도록 돼 있고 소화기 비치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 화재안전 점검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화재 신고후 4분 만에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낡은 목조건물에 폐지와 고물 등이 쌓여 화마에 휩싸인 여인숙에서 이들을 구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2시간만에 화재를 진압했지만 여인숙 건물은 모두 불에 타 무너져 내렸고 이들 노인 3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전주시내 쪽방 여인숙 화재는 우리 사회의 화재안전 사각지대와 허술한 복지안전망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여인숙으로 사용하는 낡고 노후화된 목조 건물이기에 화재에 매우 취약하지만 건물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화재 안전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폐지를 주우면서 힘겹게 생활하는 노령층에 대한 행정차원의 지원대책이 전혀 없는 것도 이번 참사를 초래한 간접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현재 전주시에서만 폐지를 수거하며 생활하는 65세 이상 노인층이 255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는 58명, 차상위계층은 46명이다. 이들은 1㎏당 20~30원씩을 받는 폐지를 모아 한 달에 10만원 안팎의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마저 받을 수 없는 노령층에게는 힘겨운 삶일 수밖에 없다. 전주시에선 지난 2016년부터 폐지수거 어르신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대부분 후원금을 받아 필요한 물품 등을 지급하고 있는 정도다.

따라서 보다 촘촘한 사회복지 안전망을 구축하려면 폐지수거 노인을 비롯해 취약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와 자치단체 차원에서 지원 조례 제정과 노인수당 지급기준 완화 등 대책마련에 조속히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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