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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R의 공포
  • 권순택
  • 승인 2019.08.2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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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글로벌 금융시장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의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한때 패닉에 빠졌었다. 금리 역전현상이 단 하루에 불과했지만 일각에선 구조적 장기불황(Secular Stagnation)의 예고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국채시장에서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건 1978년이후 모두 5차례 있었고 어김없이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지난 2007년 6월에도 미 국체금리의 역전이후 2008년 전 세계에 금융위기 쓰나미가 덮쳤다.

경기침체 조짐은 세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유럽의 성장엔진인 독일도 이미 경기침체가 시작됐다는 진단이다. 독일의 올 2분기 GDP가 1분기보다 0.1% 줄었고 3분기에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학계에서는 두 분기 이상 연속 GDP가 감소할 때 경기침체로 본다. 독일의 경제 위기는 미·중 무역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에 나선 일본도 경기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7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어들면서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의 제조업 경기지수가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노딜 브렉시트가 우려되는 영국도 올 2분기 GDP가 전 분기보다 0.2% 줄어들면서 지난 2012년 4분기 이후 6년여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3분기에도 GDP 감소가 예상돼 경기침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도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 보복, 그리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면서 R의 공포가 다가오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13거래일 연속 주식을 내다 팔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반면 원·달러 환율은 한 달 새 40원 가까이 올랐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경제동향 8월호에 따르면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R의 공포 다음에는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폭락하고 경기가 더욱 악화하는 D(Deflation)의 공포가 이어지고 이후에는 일자리마저 없어지는 L(Lay off·해고)의 공포가 다가온다. 사사건건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은 국민들이 도탄에 빠지기 전에 정신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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