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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탄소산업 지금이 골든타임
전북 탄소산업 지금이 골든타임
  • 권순택
  • 승인 2019.08.27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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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지원 차별로 헛바퀴
일본 전략물자 수출규제로 호기
국가 전략 브랜드산업 육성해야
권순택 논설위원
권순택 논설위원

전북의 성장동력인 탄소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맞고 있다. 지난 주 전북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을 탄소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전북도와 효성의 탄소산업 대도약 투자협약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탄소섬유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확약했다. 이를 위해 탄소섬유 등 100대 핵심 전략품목에 대해 향후 7년간 7∼8조원 규모의 예산 투자와 자립화가 시급한 핵심 R&D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소재·부품산업의 재정·세제·금융·규제완화 의지를 밝혔다. 여기에 초고강도·초고탄성 탄소섬유 개발의 적극 지원과 함께 9000명에 달하는 탄소 연구·산업인력 양성, 연관산업 유치와 투자 확대도 약속했다.

이날 효성과의 투자협약식에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한 송하진 도지사는 문 대통령으로부터 원하는 답을 모두 얻어냈다. 전라북도에 탄소산업을 일으켜 세운 송 지사로서는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잘 나가던 전북의 탄소산업이 전임 박근혜 정부 들어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탄소섬유라는 용어 때문에 사양길에 접어든 대구·경북의 섬유산업 부흥을 위해 눈독을 들였다. 어쩔 수 없이 경북 구미와 탄소산업을 나누게 되었지만 의도적인 예산 차별과 전북 패싱으로 설움을 감내해야만 했다.

전북의 탄소산업, 아니 대한민국의 탄소산업은 송하진 지사의 미래를 보는 비전과 뚝심으로 일궈낸 것이다. 탄소산업은 1980년대부터 정부에서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한일합섬과 동양화학을 비롯해 국내 몇몇 기업이 탄소섬유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탄소섬유 개발에 실패하면서 결국 정부에서도 포기하고 말았다. 때문에 지난 2006년 전주시장에 당선된 송하진 시장이 다시 탄소섬유 개발에 나설 때 국내 산업계에선 우려와 냉소가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송하진 지사가 탄소에 방점을 찍게 된 데는 강신재 전주기계탄소기술원장의 역할이 컸다. 당시 전주기계산업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던 강 원장은 탄소산업의 미래 가치를 깨닫고 일본과 선진국을 찾아다니며 기술정보와 장비 수집에 나섰다. 고교 선배인 당시 정세균 산자부 장관의 도움으로 탄소 연구기반과 시설, 국내 전문가를 끌어모을 수 있었다. 송 지사의 전북 성장산업에 대한 집념과 강 원장의 연구개발 의지, 그리고 탄소섬유 생산에 올인한 효성그룹 등 삼박자가 맞아 떨러지면서 드디어 전북에 탄소산업이 꽃을 피우게 됐다. 본격 연구개발에 나선 지 3년 만에 효성과 탄소기술원은 중성능급 탄소섬유를 만들었고 마침내 지난 2011년 고성능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을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개발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전북 홀대로 전라북도의 메가 탄소밸리 프로젝트는 미니 탄소밸리로 쪼그라들었고 정부의 예산지원 차별로 지난 5년 가까이 허송세월만 보냈다. 때마침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금지 조치에 따른 정부의 소재부품산업 육성 의지와 함께 효성의 1조원 규모 전주탄소공장 증설 투자가 맞물리면서 전북의 탄소산업이 호기를 맞았다.

이제 전북의 탄소산업이 다시 본궤도에 오르려면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다. 대통령의 적극 지원 약속이 있었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정부 예산 확보와 함께 초고성능, 초고강도 탄소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원천기술 개발과 탄소섬유 상용화, 전문인력 양성 등을 주도할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이 시급하다. 관련 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2년째 계류 중이다. 여기에 탄소섬유의 국내 수요 창출도 관건이다. 현재 연간 2000t 규모의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일본 기업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국내 공급 대신 전량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전북의 탄소산업에는 골든타임인 만큼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전라북도의 성장동력뿐만 아니라 국가 전략 브랜드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육성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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