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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석정시문학상 수상 신달자 시인 “흔들리는 마음 의지할 수 있게 하는 시”
제6회 석정시문학상 수상 신달자 시인 “흔들리는 마음 의지할 수 있게 하는 시”
  • 천경석
  • 승인 2019.09.01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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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소식 접한 이튿날 사고, 엠블런스 타고 시상식 참가
“사고 이후 작은 것들이 소중하다는 것 새삼 깨달아”
제6회 석정시문학상을 수상한 신달자 시인.
제6회 석정시문학상을 수상한 신달자 시인.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석정시문학상 수상자로 신달자 시인이 선정됐다. 독자적인 자기만의 시 세계를 구축했음과 동시에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확고하게 위치를 다진 인물이다. 앞서 신달자 선생의 사고 소식을 접했던 터라 시상식에서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시상식을 한 시간여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2시 9분. 시상식 준비가 한창인 부안 석정문학관에는 구급차 한 대가 들어왔다. 낯선 풍경에 모두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구급차 안에서 신달자 시인이 구급 침상에 몸을 의지한 채 나타났다.

석정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이튿날 사고가 났다. 몸을 움직이기 힘들었고, 주최 측에 수상을 포기한다는 의사까지 전달했다. 하지만 시상식 당일 한국문학의 거장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부안 석정문학관을 찾았다. 시상식 전 잠깐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신 시인은 “일 년에 한 번뿐인 행사에 수상자가 없다는 것은, 나 자신이 먼저 씻을 수 없는 후회가 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갈등이 없던 것은 아니다. 이런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럽고 위축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시인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거장다운 말이었다.

“나 자신을 내려놓는 일을 잘한다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선다는 것, 걷는다는 것, 앉는다는 것처럼 지극히 사소한 일이 우리에게 얼마나 크게 주어진 축복인지 눈물겹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겪은 고통에서 거대한 것이 아니라 아침이 오고, 낮이 오고, 밤이 오는 그런 사소한 것들이 우리가 소중하게 가꿔야 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한다. 지극히 사소한 것에 대한 기쁨을 다시 돌아보게 된 것이 석정문학상 수상 소식 이후 깨달은 ‘정신의 탄생’이라 일컬었다.

신석정 선생을 기리는 문학상을 받아 기쁜 마음도 전했다. 신석정 시인과의 인연은 잠깐 마주친 것이 전부지만, 학생들을 가르칠 때면 신석정 선생의 시를 빼놓은 적이 없을 정도로 깊은 울림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신석정 선생의 시는 흔들리는 마음을 의지할 수 있게 한다”며 “화해와 평화, 그리고 사랑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북을 찾으니 많은 친구를 만날 수 있어 기분 좋다”고 말하면서도 “누워있는 사람은 사고가 잘 돌지 않는 것 같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 있다. 이런 몰골로 찾아왔지만 내 진심을 알아주길 바란다. 뜻깊은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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