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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선비’ 석정 이정직의 학문과 예술세계 엿보다
‘전북의 선비’ 석정 이정직의 학문과 예술세계 엿보다
  • 김태경
  • 승인 2019.09.09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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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주박물관, 10일~11월 24일 특별전
‘석정임동향광첩’ 등 50여 점 전시
서화첩.
서화첩.

천문, 지리, 의학, 수학, 서화 등 다양한 분야에 두루 통달한 유학자, 석정 이정직. 그를 가리키는 여러 수식어 중 ‘통유(通儒)’는 다방면에 능통했던 그의 인재상을 집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매천 황현은 이정직을 두고 “시, 문, 서화, 천문역법, 음악, 산수, 천문, 지리, 의약, 복서, 사농공상 및 언변까지 알지 못하는 바가 없고, 통달하지 못하는 바가 없으니, 앞으로 이삼백년 사이에 없을 희귀한 인재”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학문과 예술로 후학을 기르는 한편, 배려와 나눔을 몸소 실천했던 조선시대 선비 이정직의 면모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 이하 박물관)이 10일부터 오는 11월 24일까지 박물관 내 시민갤러리에서 ‘선비, 전북 서화계를 이끌다’라는 주제로 석정 이정직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전반을 살았던 전북지역의 선비 이정직의 예술 활동을 돌아보고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글씨와 회화, 그리고 후학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는 △첩학 연구의 대가 △조선의 마지막 시서화삼절 △지속되는 서화의 맥 등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조선에서 근대로 이어지는 전통을 배우고 익혀 후학에게 전했던 ‘법첩 연구의 1인자’로서의 면모를 조명한다. 일찍이 이정직은 중국 서예의 맥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이에 그는 중국과 조선의 명필가가 쓴 글씨를 수없이 임서하면서 골자를 터득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자 노력을 기울였다.

2부는 조선의 마지막 ‘시서화삼절’로서 일구어간 회화작품을 살펴본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괴이한 바위를 주로 그린 이정직은 필력과 상징성이 담긴 깊은 내공의 문인화를 남겼다. 글씨를 쓰던 붓과 먹의 느낌이 그림으로 이어지니, 이러한 경지를 두고 ‘서화일치’라고 불렀다.

3부에서는 조선에서 근대로 지속되는 서화의 맥을 알아본다. 이정직의 문하에서 배출된 인사들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전국적으로 성장했는데, 이들은 스승과 함께 호남 서단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학문과 예술의 근대를 이끌었다. 김제를 기반으로 서예와 회화의 맥을 잇고, 호남 유학을 계승했던 후학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완당재현첩.
완당재현첩.

이번 특별전을 기획한 민길홍 학예연구사는 “이정직은 무척 가난했고 스승이 없었지만 홀로 다양한 학문과 예술을 익혀 자신만의 학문세계를 구축했다”며 “이정직의 가르침을 얻기 위해 수많은 인재가 김제로 모였고, 후학들은 스승 이정직이 보여준 학문과 예술을 따라 전북에서 근대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10월 11일과 12일에는 이번 특별전과 연계한 학술강연회가 열린다.

11일 구사회 선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근대 계몽기 석정 이정직의 수학과정과 학예관’을, 유순영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전북의 선비, 석정 이정직의 회화’를 주제로 강연한다.

12일에는 진준현 전 서울대박물관 학예연구관이 ‘석정 이정직의 서화론’을 설명하고 이어 박철상 한국문헌문화연구소장이 ‘첩학의 대가’로서의 이정직을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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