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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걸음마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걸음마
  • 기고
  • 승인 2019.09.10 20: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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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너덧 살 아이가 길을 갑니다.

비척거리는 손 잡아 주듯, 아이는 보조 바퀴가 달린 네발자전거입니다.

자전거 소리에 놀란 풀숲의 방아깨비, 메뚜기가 뜁니다.

고추잠자리는 한 뼘 더 날아오르고 갈대숲 참새떼 포르릉 날아갑니다.

아이야, 한세상 살아가다 보면 달려야 할 때도 있는 법이란다.

때로는 강을 건너고, 산도 넘어야 한단다.

돌 지나 한 걸음 두 걸음 가르치듯, 오늘은 ‘자전거 걸음마’입니다.

헬멧을 쓰고 무릎보호대를 한 저 꼬마, 넘어져 상처가 나기도 하겠지요.

그렇게 고꾸라지며 넘어지는 쪽으로 핸들을 꺾어야 바로 선다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 쓰러지고 만다는, 알음이 몸과 마음에 새겨지겠지요.

자전거를 세워두고 엄마와 아이가 징검다리 앞에 섭니다.

손 꼭 잡고 ‘징검다리 걸음마’를 합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 일렀을까요? 엄마의 빨간 가방이 방점으로 찍힙니다.

자전거 바큇살에 초가을 햇살이 반짝입니다.

하늘은 푸르고 엄마의 자전거는 노랗습니다.

아이의 네발자전거 손잡이는 하늘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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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름 2019-09-16 19:03:01
파란 세발 자전거를 아빠가
선물로 사주셨지요
다섯살 형이 세살된 동생을
자전거에 태웁니다.
다섯살 형은 ''꼬마자동차 붕붕'
만화주제가를 부르며 발을 구릅니다
뒷좌석 동생도 ''붕붕'' 합창을 하며
깜냥깜냥 세발자전거는 달렸습니다.
그리고 몇년 후
네발바퀴에서 두발바퀴로 흔들거리며
'징검다리 걸음마'를 하던 아이는
일곱살이 되어서 자유롭게 달려 나갔습니다
지금도 두 바퀴로 달리던 첫날의
아이의 표정이 생생합니다
''엄마, 됐어 됐어''
그렇게그렇게 두 아이의 삶도
환호성 넘치는 바퀴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