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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제도
성년후견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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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1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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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열 전북지방법무사회 회장
정동열 전북지방법무사회 회장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대부분은 오랜만에 만난 형제자매와 돈독한 정을 나눈 여운이 있겠으나 새로운 근심이 생긴 사람도 적지 않다.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홀어머니를 형제들 중 누가 돌볼지, 아니면 요양병원으로 모실지, 요양병원에 모신다면 그 비용은 무엇으로 충당할지, 아버지가 물려 주신 어머니 명의의 논밭과 집은 어떻게 할지 등에 관하여 남매들간에 갑론을박했으나 서로 눈치만 살피다가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다.

이런 경우 고려해 볼 만한 것이 성년후견제도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지원, 후원하기 위해 2013년 도입된 법적인 제도다.

종전의 금치산, 한정치산제도가 재산관리 중심으로 행위능력을 획일적으로 제한한 반면, 성년후견제도는 본인의 의사와 잔존능력을 존중하여 후견 범위를 개별적으로 정하고, 재산관리 뿐 만 아니라 치료, 요양 등 폭넓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성년후견에는 정신적 제약의 정도에 따라 성년후견(사무처리능력의 지속적 결여), 한정후견(사무처리능력의 부족), 특정후견(일시적 후원 또는 특정사무 후원의 필요)과 후견계약(임의후견)이 있다.

앞의 세가지는 청구권자의 청구에 의해 가정법원에서 후견인 및 후견 업무 범위를 정하고, 후견계약(임의후견)은 본인 스스로 정신적 제약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여 미리 믿을만한 사람과 재산관리 및 신상보호에 관한 계약을 공정증서로 체결하고 이를 등기함으로써 후견인 등을 정한다.

위 사례의 경우 먼저 치매 초기이므로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구성원 전체가 후견개시에 동의한 후,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재산은 병원비 등을 감안하여 어머니 몫을 충분히 책정하고 나머지는 자녀들이 공평하게 나눈다(자녀들 간 분란의 소지를 없앤다). 다음으로 어머니가 남매들 중 가장 편한 자녀를 후견인으로 지정하여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또는 지원)에 후견개시청구를 하고, 가정법원은 정신상태에 관한 의사 감정 후 후견개시결정을 한다. 어머니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되어 후견인으로 선임된 자녀가 재산 관리와 의료, 개호, 재활, 교육, 주거의 확보 등 신상에 관한 결정을 한다.

후견인에는 위와 같은 친족후견인 외에 법무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후견인 및 공공후견인이 있다. 친족후견인은 점차 줄고 전문직후견인이 느는 추세다. 현재 700여명의 법무사가 전문직후견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 피후견인의 권익과 복지증진을 위해 우리 법무사들이 더욱 솔선수범하여 그 역할을 다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고령화로 치매 노인 등이 증가하면서 성년후견 신청이 늘고 있지만,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되지 못한 청구인이 취하를 통해 없었던 일로 하며 불복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018년 한 해 전국 성년후견 신청 5927건 중 15%인 894건이 취하되었다.

제도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취하시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도록 하는 가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이른바 “유진박법”: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이 조울증을 앓아 유진 박의 이모가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가 무산되자 취하한 틈을 타 매니저가 유진 박의 재산 7억여원을 가로챔)이 2017년 9월 발의되었으나 아직까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누구를 위한 국회인가 또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동열 전라북도지방법무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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