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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역사, 문화예술작품으로 거듭나야한다
전북의 역사, 문화예술작품으로 거듭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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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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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학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문병학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일정이 여의치 않아 그동안 애만 태웠던 전북관광 브랜드 공연 뮤지컬 ‘홍도 1589’를 지난 주말에 관람하였다. 시내버스 광고판이나 거리에 게시된 배너 등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홍도? 홍도?? 고개를 갸웃거렸다지만, 이미 원작 소설을 읽은 나는 이 작품이 임진왜란 이전에 전라도를 중심으로 조직된 정여립의 ‘대동계’(大同契)를 빌미삼아 1589년 전라도와 충청도 등 전국의 수많은 선비들을 죽음으로 내몬 이른바 정여립 모반사건으로 알려진 기축옥사(己丑獄事)를 다룬 뮤지컬이며,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심혈을 기울인 전북관광 브랜드 공연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연 관람을 위해 전북예술회관 긴 계단을 오르는 동안 연인으로 보이는 두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울에서 온 이들은 지인의 권유로 전주한옥마을과 뮤지컬 ‘홍도 1589’를 연계하여 관람하고자 한 달 전에 입장권을 예매한 후 전북을 방문하였다고 했다. 전라북도가 문화관광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전북의 역사를 문화예술작품으로 재구성하여 상품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그 성과가 이렇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도민 한 사람으로서 흐뭇하였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나라 혹은 도시에는 상징적인 기념물이나 시설물들이 있기 마련이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이라든가 프랑스혁명 100주년 기념으로 1889년 준공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미국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가 선물한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그리고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광장,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등등이 그 나라와 해당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land mark)다.

한편, 기념시설물 이외에도 해당 국가와 도시를 상징하는 문화예술 공연들이 있는데, 중국 북경의 경극(京劇)이나 일본 도쿄의 가부키(歌舞伎) 등이 그것이다. 중국의 오페라라고도 불리는 경극은 베이징 관광의 필수코스로 포함되기도 하고, 전통음악과 춤, 연극을 융합시킨 일본의 가부키 공연장도 일본 관광의 필수코스로 포함되기도 한다. 말하고 싶은 것은 21세기 문화관광의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우리 전북에서는 무엇을, 어디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가? 이점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답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20세기 관광은 특정 국가나 도시를 찾아 유명한 기념시설물 앞에서 ‘김치~’하고 사진을 찍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21세기 문화관광은 그 나라와 도시의 문화를 느끼고 체험하는 패턴으로 확연하게 변화하였다.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라 전북에서도 그동안 새만금상설공연,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런 속에서 지난 해 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 뮤지컬 ‘홍도 1589’를 기획·제작하여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상설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이 21세기 전북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브랜드 공연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전라북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전북도민의 다함없는 성원이 절실한 것 같다.

조선중기 정여립이 추구한 대동세상이 조선후기 동학농민혁명 최고지도자 녹두장군 전봉준에 이르러 구현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정여립과 전봉준 등 전북의 역사와 인물을 문화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거듭남을 모색하는 것이 21세기 초입(初入) 전북문화관광 발전의 엄중한 시대적 요청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언사(言辭)일까?

/문병학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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