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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일까, 침체일까
도약일까, 침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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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1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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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성 전북대 명예교수
한병성 전북대 명예교수

최근 들어 국가경제에 강한 먹구름을 드리우게 하는 한일 무역 갈등이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서로 대척 점을 향해 치닫고만 있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GSOMIA : 군사정보 보호협정) 파기를 선언하면서 서로 갈등을 고조 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자국 우선주의를 옹호하며 기존의 세계 무역질서를 크게 흔들고 있고, 한·일 양국 간의 조정자로서의 역할마저 포기한 상황이라 해결될 전망이 밝지 않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과 상황극복 후 우리사회가 갖게 될 변화에 대한 예측을 과거 우리가 경험했던 외환위기에서 찾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980년부터 1990년까지 우리경제는 유사 이래 최고의 호황기를 누려왔다. 그러다 1997년 한보 부도를 시작으로 우성과 삼미가 도산하면서 재벌들이 줄줄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그해 말 11월 21일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였다. 이 후 3개월 만에 3000여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률도 4.5%로 폭등하는 등 경제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민의 노력은 급기야 금 모으기 운동과 물건을 아껴 쓰고 나누어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아나바다'운동, 국산품 애용 운동으로 나타났다. 이런 단합된 국민들의 노력으로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나라 중 가장 빠르게 국제통화기금의 모든 부채를 조기 상환하고, 2001년 8월 IMF 관리 체제를 종료했다. 매우 힘든 여정이었으나 이런 과정을 통해, 절약문화 확산과 사회전반의 투명성이 제고되고, 구조조정을 통한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건전성 및 경쟁력도 확보했다.

한편 외환위기를 겪고난 후 우리사회에는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다. 우선 우리 일부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면서, 한국경제가 글로벌 경제를 선제적으로 이끌어 나갔다. 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심한 격차와 세대 간 계층 간의 사회적 갈등과 반목의 골은 깊어져 갔다. 실업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비정규직도 전보다 확대됐다. IT 관련 인프라 구축과 창업 열풍은 정보통신산업을 세계 경제의 선도 산업으로 이끌어 올렸으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여론 조작 등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외환위기 못지않게 어려운 이번의 위기를 극복하고 보다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외환위기 때 보여주었던 단결된 모습과 위기를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만드는 슬기로운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어느 누구도 대중들이 갖고 있는 감정과 불만을 표출시키기 위한 통로로 이 상황을 이용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주자는 不治垣長 盜後悔(불치원장 도후회), 즉 담장을 미리 고치지 않으면 도둑맞은 후에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러기에 이 난관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도록 향후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아낌없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이러한 한·일 양국의 갈등 구조가 양국 모두의 생산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사회발전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여러 상황들은 구조적 성격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그 대응방식도 달라지고, 그 결과 역시 항상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될 수 있다. 이번 위기가 향후 국가발전의 전환점 역할이 되도록 단합된 힘과 지혜가 함께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병성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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