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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풀린’ 교수사회
‘나사 풀린’ 교수사회
  • 김영곤
  • 승인 2019.09.1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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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논설위원

지난 9일 전북대 교수가 강의시간에 ‘화류계 대학생여성’등 충격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지역사회가 경악했다. 교수의 막가파식 발언에 울분을 삼킨 학생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상세한 내용을 올리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가끔 유흥주점에 가면 화류계에 우리대학 여학생들이 많이 다닌다. 술을 줄 수 없어 콜라를 준다” “와이프가 본인의 195번째 여자인데…” 등 학생들이 듣는 수업시간에 교수가 한 발언이라고는 정말 믿기지 않는다. 더 나아가 “일본상품 불매운동 왜 하는지 모르겠다. 본인은 혼자 유니클로 가서 몽땅 샀다” “교회는 왜 나가는지 모르겠다” 등등.

우리사회 대표적 지성인으로 자처하는 대학교수가 그것도 수업시간에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사실에 왠지 씁쓸하다. 최근 지도층의 일탈행위에 대한 엄혹한 사회여론을 감안하면 인격과 도덕성이 의문시되는 이런 교수의 망발은 비난을 면키 어렵다. 전북대는 올해 들어 교수들의 비위행위가 잇따라 곤욕을 치렀다. 지난 5일 음주운전 사고를 낸 교수가 벌금 400만원에 약식기소된 데 이어 6월에는 제자 갑질 혐의로 50대 여교수가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총체적 난국속에 지난 7월에는 김동원 총장이 부총장등 보직 교수 20여명과 함께 교수들의 불법ㆍ일탈행위에 대해 도민에게 사과하고 비위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었다.

이쯤되면 총장의 ‘고개 숙인 사과’ 마저 무색할 지경이다. 교수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가면서 한 순간의 실수라고 변명조차하기 어려운 부끄러운 상황이다. 이젠 논문부정, 제자갑질, 연구비 횡령 등의 이슈는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그뿐인가.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교수에 대한 후속조치도 미흡했다. 2개 수업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는데 제보한 수업만 폐강했다는 자체가 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그동안 본의 아니게 잇단 교수들의 일탈로 혹독한 비난속에 ‘학습효과’도 있었을 텐데 안타까운 형국이다. 수업은 물론 연구, 사회활동 등 촘촘하게 평가시스템을 정비해서 피드백을 교수평가에 적극 반영하는 환골탈태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존엄과 품격을 상징하는 교수신분이야말로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다. 총리, 장차관, 정부기관장으로 발탁될 가능성도 많을뿐더러 행정, 기업에서도 자문위원, 사외이사 등 교수들을 선호한다. 학문, 인격적으로 존경받는 위치에 걸맞는 역할과 예우를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교수는 그에 못지 않은 인격과 책임감도 뒤따른다. 극히 일부 교수들의 몰지각한 언행에도 심한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밤새 불을 밝힌 연구실에서 졸린 눈을 비벼가며 학문에만 골몰하는 교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누를 끼쳤다는 이유만으로 나사 풀린 교수들의 궤도이탈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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