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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짜리 정무부지사
7개월짜리 정무부지사
  • 권순택
  • 승인 2019.09.18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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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얼마 전 퇴임한 이원택 전 정무부지사의 행보와 관련, 지방 정가에서 입방아가 무성하다. 지난 2월 정무부지사에 임명된 지 불과 7개월 만에 퇴임함에 따라 내년 총선 출마용 스펙쌓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 정무부지사 중 7개월 만에 그만둔 경우는 이승우 정무부지사밖에 없다. 그는 강현욱 지사 말기에 임명돼 강 지사와 임기를 같이 했다.

이 전 정무부지사의 총선 출마설은 이미 정무부지사 내정설이 흘러나오기 전부터 있었다. 고향인 김제·부안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해 정무부지사직을 총선용 사다리로 활용한다는 것. 일각에선 지난 도지사 선거전에서 피 튀기는 접전을 벌였던 김춘진 전 의원을 겨냥해 대항마로 내세우려는 송하진지사 진영의 복안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이원택 전 정무부지사도 퇴임 직전 기자간담회에서 “인생의 방향에 대해 깊고, 길게 고민하기 위해 부지사직을 내려놓는다”면서 “늦어도 10월 안에 거취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약 없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폐쇄된 한국지엠 군산공장 활용대책, 새만금 종합개발계획 수정 등 정무부지사로서 막중한 현안이 산적한 마당에 7개월 만에 중도 사퇴한 배경은 개인적인 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의 행보를 보면 이미 예정된 코스를 가고 있다. 전주시장과 도지사 비서실장, 전북도 대외협력국장을 거쳐 정무부지사까지 승승장구한 궤적이 김승수 전주시장과 닮은꼴이다. 여기에 이원택 전 정무부지사는 청와대 행정관으로서 1년 6개월간 경력이 더 추가됐다.

하지만 정무부지사를 거쳤다고 모두 정치 입문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지난 1995년 민선자치 실시 이후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자리를 거쳐 간 사람만 18명이다. 이들 가운데 선출직에 도전한 사람은 김철규 태기표 장세환 김대곤 이승우 한명규 송완용 김승수 김영 등 모두 9명으로, 정무부지사직을 정치적 징검다리로 삼았다. 그러나 장세환 김승수 2명을 빼곤 모두 고배를 마셨다. 장세환 전 정무부지사는 세차례 도전 끝에 금배지를 달았다.

취임 때 전북발전의 주춧돌을 놓겠다고 다짐했던 이원택 전 정무부지사가 7개월 만에 그만두고 다른 길을 선택한다면 자신의 행적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단지 손볼 상대의 정치적 대항마로서는 출마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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