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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냄새야” 가을철 또다시 찾아온 불청객 ‘은행’
“이게 무슨 냄새야” 가을철 또다시 찾아온 불청객 ‘은행’
  • 엄승현
  • 승인 2019.09.23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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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가로수 60만 8457그루 중 은행나무는 5만 208그루
가을철만 되면 거리 곳곳 떨어진 은행으로 시민들 '불만'
지자체 “근본적인 해결 위해 다양한 방안 모색 중”
23일 전북대학교 교정을 비롯한 전주 시내 곳곳 가을철 불청객인 은행이 떨어져 내려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23일 전북대학교 교정을 비롯한 전주 시내 곳곳 가을철 불청객인 은행이 떨어져 내려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매년 은행 열매 때문에 골치입니다.”

23일 전주시 완산구 전동의 한 인도에는 이른 아침부터 상인들이 바쁘게 물건들을 진열하는 동시에 저마다 빗자루를 들고 인도를 쓸고 있었다.

상인 김모 씨(52)는 “떨어진 은행 열매들을 쓸어내야 한다”며 “악취 때문에 영업할 수가 없고 또 고객이 은행 열매 밟은 발로 매장에 들어올 경우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가을이면 노란 낙엽으로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는 은행나무가 고약한 열매 냄새 때문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전주시 완산구 싸전다리에서 부터 서노송동 전주세이브존 일원, 금암동 일대 등 전주시내 인도 곳곳에 은행 열매들이 널부러져 있다. 은행을 밟지 않기 위해 일부 시민은 까치발을 들어 걷기도 하고, 은행 열매에서 나오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인상을 구기며 코를 움켜쥐기도 했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정모 씨(64)는 “태풍 때문에 은행 열매가 더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며 “100ℓ 쓰레기봉투 8개 분량에 은행 열매를 채워도 여전히 거리에 넘쳐난다”고 했다.

23일 산림청과 전북도 등에 따르면 도내에 심어진 가로수는 2018년 기준 모두 60만 8457그루이다. 그 중 은행나무는 벚나무(15만 6119그루)·이팝나무(6만 7866)·무궁화(6만 7306)·단풍나무(5만 348)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은행나무가 가로수 수종으로 선호되는 이유는 병해충이 없고 차량 매연, 도시 공해와 계절 변화에 강하며, 풍광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나무 암나무에서 맺는 열매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특유의 냄새를 내뿜고 이 냄새가 매년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이에 각 지자체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은행 열매를 처리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달 은행나무 가로수에서 조기 채취 및 자연 낙과한 은행 열매를 주민들에 무상으로 나눠줄 계획이며, 서울 영등포구는 근본적인 열매 제거를 위해 암나무 237그루를 수나무로 교체하기도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은행 열매가 낙과하는 계절이 돌아온 만큼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본격적인 은행 열매 채취를 진행할 계획이다”며 “은행열매 채취 외에도 악취를 제거하는 약품을 뿌리거나 은행 열매 제거를 위한 수나무로의 교체 등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시민들에게 미관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가로수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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