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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암 발생 장점마을, 행정·정치권도 나서라
집단 암 발생 장점마을, 행정·정치권도 나서라
  • 전북일보
  • 승인 2019.09.3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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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농촌마을에서 어느 날 갑자기 이웃 주민들이 한두명씩 암에 걸려 목숨을 잃더니 급기야 전체 주민 80여명중 17명이 사망했다. 16명은 지금도 암투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른바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발병 사건이다. 발병 원인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집단 암을 유발한 물질 배출업체로 지목된 KT&G가 지난 27일 ‘규정대로 처리했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하면서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 대표적 환경오염 사건으로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데도 행정은 물론 정치권, 시민단체까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환경부의 역학조사 결과 마을에서 훤히 보이는 곳에 있는 비료공장에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불법 가공하면서 배출되는 연기가 주민들 건강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결론을 냈다. 이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행정 담당구역인 익산시를 비롯 시의회, 시민단체 등이 이렇다 할 대책을 세우지 않아 원인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는 데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조치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아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KT&G가 규정을 지켜 배출했다고 발표했지만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방치하다가, 이제 와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책임에 대한 피해대책을 강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KT&G는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신탄진공장에서 장점마을 인근의 비료공장에 연초박을 2242톤 위탁 처리했다. 광주공장에서도 수백톤을 이곳 비료공장에 위탁 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환경부 조사에서 드러났듯이 비료공장은 연초박을 퇴비로만 재활용해야하는 점을 무시하고, 불법 가공처리를 통해 유기질비료의 원료로 활용했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담뱃잎 찌꺼기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연기가 발생함에 따라 인근 마을 주민들이 수년간 이를 들이마시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조만간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발표되는 등 집단 암발병에 대한 최종 원인이야 밝혀지겠지만, 이보다 먼저 잇단 암환자 사망에 따른 주민들의 충격과 고통을 헤아려 위로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지역 행정기관이 일차적으로 주민대책위와 긴밀히 협의해 발병 원인규명 체계적 지원 등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마을주민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집단 암발병으로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 계속 나 몰라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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