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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화양연화(花樣年華)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화양연화(花樣年華)
  • 기고
  • 승인 2019.10.08 20:1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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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언제부터 꽃이었을까요? 우리는 왜 꽃을 꽃이라 이름 불러주는 걸까요? 장미꽃도 애초부터 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장미’라 불러주기 전에는 그저 가시 달린 나무나 덩굴의 다름 아니었을 터입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꽃이라 불러주는 순간 의미가 되는 것이지요.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는 것이지요. 세상이 꽃을 향해 무한 박수를 보냅니다. 영원하여라, 연방 셔터를 누릅니다.

꽃보다 더 꽃입니다. 기럭아비를 앞세운 사모관대 신랑은 초례청에서 벌써 벙글고 있습니다. 제 안의 꽃을 감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꽃가마에서 내린 원삼 족두리 신부는 이 세상의 꽃이 아닌 듯합니다. 아직 남아있을 배롱나무꽃이 그만 제빛을 잃었습니다. 청실홍실 엮어 늘 푸른 소나무와 대나무에 걸쳐놓은 초례청으로 사뿐 걸어가는 신부의 얼굴이 몰래 붉습니다. 한 쌍의 기러기 앞에서 표주박의 술을 나눠 마실 두 꽃송이, 갈채가 쏟아집니다. 전주 향교 대성전 뜰, 꽃 같은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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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야 2019-10-15 18:26:14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살자
맹세한 세월 40년.
잘 자란 자식들 효도받으며
꽃길만 걸을 시간에
뭐가 그리 급했나요.
먼저 소풍 떠난 당신
천국이 너무 멀어 따라가지 못한 나.
좋았던 호시절 화양연화 만을 기억하며
오늘도 당신과 함께 합니다.

다미 2019-10-10 10:32:38
지나고나서 다가오는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의 그 시절이 있었지요
구름처럼, 바람처럼 흘러흘러
돌아오지 않는 그리움입니다
스무 한살 청춘의 꽃은 향기로웠고
세상은 온통 무지개빛이 였습니다
하루하루가 설렘과 떨림으로 가득했던
싱그런 연두사랑은 어느날 부턴가
옛 기억 저편에 남아 있습니다
시월의 국화향기가 가슴깊이 스며드는 날
추억 한페이지 꺼내 그 시절 그곳 거리를
쓸쓸히 걸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