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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피는 녹두꽃, 그 역사의 희망
다시 피는 녹두꽃, 그 역사의 희망
  • 기고
  • 승인 2019.10.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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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학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문병학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잦은 태풍, 아프리카 돼지열병, 검찰개혁 등으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 국내문제들이 뒤엉키면서 일본의 경제도발로 촉발되었던 일제불매운동 등이 가라앉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금, 우리에게는 광화문촛불과 서초동촛불을 반일운동으로 통합시키려는 지혜가 절실하다. 이러한 때 한글날이던 지난 주 수요일 완주군 삼례읍 일원에서 반일운동을 되살리려는 의미 있는 예술제가 개최되었다. 125년 전 동학농민군이 일본군을 내쫒고자 반일항전(反日抗戰)의 기치를 올린 역사의 현장,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에서 마당극, 음악극, 설치미술전, 설치서예전 등으로 반일민족항쟁의 의미를 되살린 제16회 전북민족예술제가 그것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전라북도에서 발원하여 전국으로 확대·전개된 반봉건 민주항쟁이자 반일민족항쟁이다. 1894년 2월 고부농민봉기를 도화선으로 무장기포, 백산대회 등을 거쳐 군대로서의 대오를 갖춘 동학농민군은 그해 5월 황토현전투, 황룡전투를 통해 전라감영군과 조선정부군을 차례로 물리쳤다. 연전연승한 동학농민군은 파죽지세로 전라도 수부(首府) 전주성을 점령하였고, 크게 놀란 조선정부는 긴급대신회의를 열어 청나라에 파병을 요청하였다.

정치정세의 혼돈 속에서 대륙침략의 기회를 엿보던 일본은 조선정부가 청나라에 파병을 요청하자 1885년 3월 청·일간 체결된 톈진조약을 빌미로 조선에 군대를 진출시켰다. 예기치 못한 일본군 진출에 당황한 조선정부는 청·일 양국 군대 철병의 명분 마련을 위해 동학농민군이 요구한 ‘노비문서 소각’ 등 근대적인 폐정개혁안을 수용하고 동학농민군을 전주성에서 철수시켰다. 이내 조선정부는 청·일 양국에게 철병(撤兵)을 요구하였으나 일본은 ‘조선의 문명개화’ 운운하면서 이를 거부하였다. 급기야 7월 23일 밤 경복궁을 무단으로 점령하고 친일내각수립, 청일전쟁 도발 등의 폭거(暴擧)로 동아시아 정치정세를 격동시켰다. 전주성에서 물러나와 전라도를 순회하며 집강소를 통한 폐정개혁 단행에 힘을 쏟던 전봉준 장군은 9월말 전라도 각 지역에 통문을 띄우고, 10월 8일 삼례로 나아가 대도소를 설치, 반일민족항전의 기치를 높이 올렸다.

제16회 전북민족예술제는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작품을 제작하여 일본의 경제전쟁 도발이라는 시대상황에 정면으로 대응한 뜻깊은 행사였다. 특히, 세계인들에게 자신 있게 내놓을만한 특출한 자연경관이나 여타의 문화관광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전북에서 우리 지역의 역사를 문화예술작품으로 되살리려는 노력은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추구해나가야 할 바람직한 사례일 것이다. 전북(전주)은 풍패지향(?沛之鄕), 조선 건국자의 본향이라는 역사적 위상을 지니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동학농민혁명 본고장으로서 만민평등 구현 1번지라는 위상을 지닌 역사적인 고장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만민평등(萬民平等), 근대민주주의를 시작한 전북의 역사적 위상을 문화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전북의 문화예술과 문화관광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21세기 문화관광 트렌드 변화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전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견지해야할 의무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성취는 물론이고 전북의 문화예술과 문화관광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의미 있는 일임에 틀림없다.

/문병학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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